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가 현재 4년마다 치러지는 월드컵을 2년 주기로 개최하는 방안을 현지시간 9일 공식 발표했다. 계획이 성사된다면 1930년 첫 월드컵 이래 최대 개혁이 될 전망이다.
그간 피파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한다는 이야기는 각국 언론에서 종종 흘러 나왔지만, 피파가 계획을 공식화한 건 처음이다.
기존의 세계 축구계 캘린더를 완전히 뒤흔드는 이 방안은 전직 아스날 감독인 아르센 벵거가 이끌고 있다. 피파는 지난해 벵거를 글로벌 개발팀 수장에 앉혔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소속 리그별 시즌을 거치고, 짧은 휴식 뒤 곧장 국가대표팀에 합류하는 현재 체계에서 벗어나 A매치 경기 수를 줄이고 경기 일정을 압축하겠다는 게 피파 계획의 골자다.
벵거는 선수들이 80% 시간을 구단 경기에 쏟고, 나머지 20%를 국가대표팀 경기에 할애하는 현 구조는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 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벵거는 “기존의 일정은 너무 고루한 감이 있다. 현대 경기 방식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기 수를 줄이면 줄였지, 늘리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피파가 수익을 목적으로 월드컵 주기를 줄이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던 상황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거세게 반발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은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월드리그포럼 역시 UEFA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은 단지 벵거 혼자만의 구상은 아니었다.
80여 명에 달하는 ‘레전드’ 전직 선수들과 감독 등 축구계 관계자들이 카타르로 건너가 벵거와 의견을 나눴다.
논의에 참여한 이들은 벵거의 계획에 찬성하는 쪽으로 대략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벵거는 올해 12월쯤 본격적으로 주기 전환 작업에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 방안이 통과되려면 피파 산하 211개 회원국 축구 협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쉽진 않을 전망이다.
만약 개혁안이 통과되면 올림픽과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월드컵은 홀수 년도에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피파 공식 홈페이지,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