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무려 155km를 던지는 비밀병기가 등장을 알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G에 얼마나 힘을 보탤 수 있을까.
LG와 한화의 경기가 열린 9일 잠실구장. LG는 1회말부터 저스틴 보어의 만루홈런이 터지면서 8-1로 크게 리드했고 8회초 류원석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류원석의 올 시즌 1군 첫 등판. 류원석의 주무기가 빠른 공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초구부터 154km 강속구를 던지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선두타자 김태연에게 직구만 5개를 던진 류원석은 152km 패스트볼로 간단하게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다음 타자는 외국인타자인 에르난 페레즈. 류원석은 거침 없었다. 초구 154km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2구째 133km 슬라이더를 던져 가볍게 2스트라이크를 획득했다. 페레즈가 2연속 파울 타구를 날리며 저항했지만 류원석은 5구째 155km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류원석의 최고 구속이었다.
그런데 류원석의 이닝은 좀처럼 종료를 몰랐다. 그가 1군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이유인 제구력에 또 한번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이성곤에게 150~154km에 달하는 직구 6개를 던졌음에도 결과는 볼넷이었다. 최인호에게는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또 한번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대타로 나온 허관회에게는 아예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어느덧 주자는 만루가 채워졌고 류원석도 더이상 물러날 곳은 없었다. 벤치에서도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고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노태형과의 승부에 나선 류원석은 볼카운트 1B 2S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음에도 풀카운트로 향하면서 불안한 투구를 했지만 낮게 깔린 152km 직구가 통하면서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
류원석이 1이닝 무실점이라는 결과를 얻기까지 삼진 3개와 볼넷 3개라는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33세다. 언제까지 2군에만 머무를 수 없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는 3승 1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해 더이상 테스트가 필요 없었다. 27이닝 동안 사사구 28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은 무려 40개를 획득했고 피안타율은 놀랍게도 .125에 불과했다.
여전히 제구력에 대한 불안함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155km까지 나오는 매력적인 강속구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류지현 LG 감독은 7일 류원석을 1군 엔트리로 콜업하면서 "늘 제구에 대한 문제점이 있어서 1군 등판을 하면 스스로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었다. 2군에서는 굉장히 좋은 내용으로 던졌다.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데 올해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2군에서 보여준 구위를 1군에서 던진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서 콜업했다"라고 밝혔다.
1군 첫 등판에서도 결과는 노히트였다. 아무도 칠 수 없는 공이었던 것이다. 스트라이크만 제대로 꽂을 수 있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불펜투수진이 슬슬 지쳐가는 시기다. 이럴 때 단비를 내릴 수 있는 자원이 등장한다면 LG의 선두 싸움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류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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