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2021년 11월 2일은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 정확히 5000일째가 된 날이었다. 13년 8개월 하고도 아흐레가 지난 것이다.
이날을 맞아 영국 스카이스포츠 인스타그램 계정은 유니폼을 입고 허공을 응시하는 해리 케인의 모습 뒤로 ‘5000’이라는 숫자를 새긴 그래픽을 올렸다. ‘토트넘의 마지막 트로피 이후(Days since Tottenham’s last trophy)’라는 문구도 새겼다. 팬들 입장에선 복장이 터질 만한 게시글이다.
이 게시글엔 전 세계 토트넘 팬들이 모여 자조하는 분위기다. “티에리 앙리가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나오는 게 토트넘이 트로피를 따내는 것보다 가능성이 높을 듯”이라거나 “13년 받고 몇 년 더”라는 식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정말 이런 게시글을 올려야 했느냐”고 계정 관리자를 책망하는 농담 섞인 댓글도 눈에 띈다. 토트넘이 2019년 아우디컵에서 우승한 것을 언급하며 “아우디컵은 트로피로 치지도 않느냐”고 지적하는 팬도 있었다.
한국의 한 첼시 팬클럽 게시판에도 웃지 못할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토트넘이 EFL컵에서 우승한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막 부임하던 때이며,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이는 군대까지 다녀와 대학교를 졸업했다”고 밝혔다.
이에 또 다른 이용자는 “2008년에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우승하지 못 하는 것보다 내가 나이 먹는 게 더 슬프다”는 댓글도 달렸다.
올시즌 토트넘의 EPL 랭킹은 현재 9위로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열 경기를 치러 다섯 번 이기고 다섯 번 졌는데, 실점은 16점에 달한다. 계속되는 부진 속에서 구단은 결국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을 경질하고 안토니오 콘테를 새 사령탑으로 앉혔다.
5000일간 쌓인 많은 이들의 염원을 과연 콘테 감독이 이뤄줄 수 있을까. 현지시간 2일 토트넘과 공식 계약을 체결한 콘테 감독은 앞으로 1년 6개월간 토트넘을 이끌게 된다.
[사진 = 스카이스포츠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