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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현역 시절 '기인'으로 유명했던 신조 츠요시는 니혼햄 파이터스 취임식부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는 자신을 '빅 보스'라고 불러 달라고 요청했고 "우승은 목표로 삼지 않는다", "선수 겸 감독으로 계약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등의 파격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신조 감독은 SNS를 통해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그동안의 '감독'과는 다른 이미지를 물씬 풍겼다. 특히 마무리캠프에서는 붉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승합차 위에 올라가서 선수들의 훈련 지시하는 등 신조 감독의 모든 말과 행동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러나 '괴짜'같은 모습과 달리 야구에 대해서는 매우 진지한 모양새다. 2003년 오프시즌 신조 감독이 뉴욕 메츠에서 니혼햄으로 이적할 당시 팀 통할본부장을 맡았던 미사와 케사하루는 "신조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의 자질을 쌓았다"고 증언했다.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 카운트'에 따르면 미사와 본부장은 "2004년 트레이 힐만 감독(전 SK 와이번스 감독)시절 무사 1, 2루에서 신조가 번트를 댔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코치에게 물어봤더니 '번트 사인을 낸 것이 아니다'라고 하더라. 힐만 감독은 타격을 시킬 생각이었지만, 신조 스스로가 번트를 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신조가 번트를 대는 장면이 종종 있었다. 그때도 번트 사인은 없었다. 신조가 상대 투수와 흐름을 보고 1점만 추가하면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해 스스로 했던 것. 그 결과 팀은 경기에서 이겼다"고 언급했다.
미사와 본부장은 "자신을 희생하면서 팀 승리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세밀한 것까지 생각을 하고, 팀이 이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했던 것. 왜 번트를 댔냐고 혼 날까 봐, 안타를 쳐서 튀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실제로 신조 감독은 10년간 희생타가 17개에 불과했지만, 니혼햄으로 이적한 후 27개로 증가했다. 특히 2004년에는 12개를 기록했다.
야구에 대한 진지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사와 본부장은 신조 감독이 수비에 대한 고집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삿포로 돔의 잔디가 얇았는데, 수비를 할 때 스타트를 끊기 힘들다며 잔디 교체를 요청했고, 오프시즌 잔디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또한 니혼햄과 계약을 맺을 당시 '보살'에 대한 인센티브를 요청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실력과 쇼맨십을 함께 보유했던 신조 감독이 니혼햄 사령탑으로도 성적과 인기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신조 츠요시 감독. 사진 = 니혼햄 파이터스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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