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때는 23년 전인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와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초 2아웃. 정민태가 던진 공을 류지현이 쳤고 타구는 중견수 이숭용의 글러브 속으로 들어갔다. 현대의 5-2 승리. 현대가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너무 기뻐서였을까. 우승의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이숭용은 그 공을 관중석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현대의 창단 첫 우승이기도 했지만 인천 프랜차이즈 사상 첫 우승이었기에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우승 기념구였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요즘은 기념구 문화가 완전히 정착돼 이런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드물다.
선수 시절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경험한 이숭용은 이번엔 단장으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KT는 18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4로 승리하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단 한번의 패배로 허락하지 않는 셧아웃 우승이었다.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선수는 바로 1루수 강백호였다. 박세혁의 땅볼을 잡은 강백호가 직접 1루를 터치하면서 KT의 승리가 확정됐다.
'천재타자'는 글러브에 담긴 우승 기념구를 꽉 쥐고 있는 채로 동료들과 얼싸 안고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주머니에 챙기는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강백호가 소중히 간직한 공은 고스란히 KT 구단에게로 전달됐다.
KT 관계자는 "강백호가 우승 기념구를 뒷주머니에 잘 넣었다가 구단 직원에게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강백호가 우승 기념구를 잘 챙긴 덕분에 이숭용 단장도 프런트의 수장으로서 첫 우승을 달성한 기념구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젠 선수 시절의 아픔(?)도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KT 강백호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8-4로 승리하며 파죽의 4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막내의 반란이다. KBO리그 제 10구단 KT 위즈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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