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IBK 기업은행의 비상식적인 사태가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매김 중인 여자배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졌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문제까지 더하면 여자배구에 실망한 팬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여자배구 전체를 매도할 필요는 없다. 여전히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사랑받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24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경기가 그러했다. 양 팀은 끈질긴 수비와 포기하지 않는 승부욕으로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 환호했다.
경기 시작 전에도 양 팀 선수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인사했고 코트는 웃음꽃으로 가득 찼다. 이런 모습이 우리가 사랑하던 여자배구다.
여자배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경기 전 스킨십을 많이 한다. 같은 팀 동료뿐 아니라 상대팀 선수들과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고 포옹하며 친분을 과시한다. 이런 다정한 모습은 코트를 찾는 배구팬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다.
우리는 지난여름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감독, 코치, 선수는 하나의 팀 '원팀'으로 똘똘 뭉쳐 꿈같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팬들이 여자배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일부 스타 선수들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보여줬던 하나로 뭉쳐 최선을 다하는 끈끈한 열정에 우리는 눈시울을 붉혔고 감동받았다. 특정 선수나 코치가 팀을 좌지 우지 하는 모습을 원하는 게 아니다.
이번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과 조송화 사태는 여자배구의 갑자기 높아진 인기에 본인의 자리를 망각한 도를 넘어선 행동이다.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는 IBK기업은행 사태는 여자배구계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라는 말처럼 여러 난관을 딛고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경기 전 양 팀 선수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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