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15일 OK저축은행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그는 3라운드에 복귀해 4번째 경기를 치르는 레프트 정지석에 대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들과도 조화롭게 연습을 잘 해주고 있다" 라고 흐뭇해했다.
‘데이트폭력’ 범죄를 저지른 정지석에 대해서 사과는 하지 않았다. 팀 성적에 도움이 되니 그냥 모른 척하고 있다.
정지석은 데이트폭력으로 기소 유예처분을 받은 후 2라운드 잔여경기 3경기 출전정지라는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다. 지난 4일 우리카드전부터 출전하고 있다.
이때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정지석을 오늘 경기에 뛰게 할 것"이라는 말만 했을 뿐이다.
그는 "정지석이 처음 로스터에 들어왔다. 1~2라운드와 달리 새롭게 준비했다"며 “시즌 중반에 와 있고, 후반까지 가려면 더욱 안정적이고 좋은 결정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팀성적이 첫 번째 고려대상이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감독의 뜻대로 정지석이 팀에 합류한 후 대한항공은 기분좋은 연승 행진을 이어갔었다.
3라운드 첫 경기 우리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두었다. 정지석은 이날 팀에서 가장 높은 공격 성공률(61%)를 보이며 16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링컨(18점)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날 정지석은 경기 MVP에 뽑히기도 했다.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대한항공은 3-2로 승리했다. 정지석은 20득점, 링컨 3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지난 11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대한항공은 링컨(20점)-정지석(16점) 양날개를 앞세워 3-0 스트레이트 승리를 거두었다.
3연승 중이던 대한항공은 혈투를 벌인 OK금융그룹전에서 비록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했지만 정지석은 팀내서 가장 많은 19득점을 올렸다. 링컨은 16점이었다.
정지석은 코트에 복귀한 후 평균 두자릿수 득점과 5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한쪽 날개가 복원됨으로써 팀 전력이 급상승했다.
그러나 정지석을 바라보는 팬들은 불편하다. 15일 경기에서도 홈팬들은 정지석에 대해서 여전히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만약에 정지석이 가수나 탤런트였다면 그는 분명히 텔레비전에서 퇴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잘알다시피 정지석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정지석의 피소 내용을 보자.
9월초 언론들은 정지석은 데이트폭력과 불법 촬영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전 여친 A씨는 9월 1일 정지석에게 데이트 폭력 등을 당했다며 피해 증거로 액정이 산산조각 난 휴대전화 사진, 정지석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무릎 꿇고 있는 사진, 집 안에 카메라가 설치된 사진 등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A씨는 “고소 당했으면 반성을 먼저 해야지 내 핸드폰 부순 거 하나만 인정하고 폭행, 몰카 설치는 인정 안 한다는데 진짜 어이가 없다”며 “본인 친구 앞에서도 나 잡아 던지고 욕하고 별 짓을 다 해 놓고 너무 뻔뻔하게 아니라고 잡아 떼는 거 아닌가. 양심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정지석은 불법촬영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결국 자기의 핸드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혀 결국 경찰은 포렌식에 실패, 불법 촬영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폭력은 상대방과 합의를 했고 휴대폰을 부순 것은 재물손괴죄가 적용돼 기소유예처분을 받았었다.
이에 구단은 2라운드 남은 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렸고 정지석은 3라운드부터 복귀했다.
정지석 복귀 덕분에 팀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대한항공에 대한 팬들의 신뢰는 추락중이다. 물론 구단, 감독, 선수가 원하던 시나리오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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