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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미국 동물원에서도 수컷 '게이' 펭귄 커플이 수정란을 성공적으로 부화시켰다. 미국 최초의 동성 양부모 펭귄이 탄생한 것이다.
3일 미국 CNN 등 외신을 인용한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로자먼드 기퍼드 동물원에서 지난 1월1일 수컷 펭귄 커플인 '엘머'와 '리마'가 수정란을 부화시킨는 데 성공했다.
테드 폭스 동물원장은 "새끼 펭귄의 생물학적 부모가 수정란을 깨뜨리는 등 문제를 일으킨 바 있어 새로운 펭귄 부모를 찾아줬다"고 설명했다.
폭스는 "펭귄 부부는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보고, 먹이를 구해오는 등의 양육 의무를 공평하게 나눠서 한다"며 "한 부모가 밖에서 먹이를 구해오는 동안 다른 부모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새끼 근처에 머물며, 주기적으로 서로의 역할을 바꾼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펭귄 부부가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일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
어떤 펭귄 부부는 누가 알을 품을지 싸우고, 알을 방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사육사들은 펭귄 부부가 새끼를 키우기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육아에 얼마나 협조적이고 능숙한지를 기준으로 양부모를 구해준다.
이에 따라, 엘머와 리마도 지난 12월 양부모로 선택돼 수정란을 품게 됐다. 태어난 수컷 새끼 펭귄은 생후 5일 첫 건강 검진에서 226g 몸무게를 기록하는 등 엘머와 리마의 보살핌 아래 건강히 자라고 있다.
엘머와 리마는 각각 2016년, 2019년 이 동물원에서 태어났으며 2021년 가을에 커플이 됐다.
폭스는 "펭귄은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며 "동물원 측은 동물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동물들이 각자 원하는 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격려한다"고 했다.
엘머와 리마는 남아메리카 칠레와 페루 해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훔볼트 펭귄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험도 적색목록에 취약(VU)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에 속한다.
이에 앞서 2020년 8월 스페인 발렌시아의 한 아쿠아리움에서 레즈비언 젠투펭귄 부부인 '엘렉트라'와 '비올라'가 알을 품어 성공적으로 부화시켰다. 2018년 10월에는 호주 시드니 시라이프 아쿠아리움의 게이 젠투펭귄 부부인 '스핀'과 '매직'도 성공적으로 알을 부화시킨 바 있다.
[사진설명: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소재 로자먼드 기퍼드 동물원에서 지난 1월1일 수컷 펭귄 커플인 '엘머'와 '리마'가 부화시킨 아기 펭귄 모습. /로자먼드 기퍼드 동물원 홈페이지]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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