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이혼한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58)가 “재산 대부분을 ‘빌앤드멀린다게이츠(게이츠재단)’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게이츠재단에만 ‘올인’ 하지 않고 여러 자선 활동에 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게이츠재단 관계자를 비롯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멀린다가 지난해 11월 이혼 절차를 끝낸 뒤 재단에 제출한 개인 기부 서약서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게이츠 부부는 지난 2010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자발적 기부운동인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를 시작하면서 자산의 대부분을 게이츠재단에 환원(기부)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빙 플레지는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이들의 모임으로, 한국인 회원으로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있다.
당시 남편과 함께 공동서약을 했던 멀린다는 지난해 11월 이혼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면서 당초의 약속을 철회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이혼 발표 이후에도 게이츠재단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멀린다는 새 기부 서약서에서 "한 사람의 손에 많은 부가 몰리는 불합리함을 인식하고 있다"며 "이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의 책임은 오로지 가능한 한 신중하고 영향력 있게 자산을 나누는 것"이라고 밝혔다.
멀린다는 “자선사업가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선사업 자체가 쓸모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면서 “필요하지 않은 돈을 포기하는 게 특별히 고귀한 행위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이츠재단과 피보탈벤처스에서 새로운 파트너, 아이디어, 관점을 계속 추구하겠다"고 했다. 피보탈벤처스는 멀린다가 2015년 여성의 경제적 권리 향상을 위해 세운 투자회사로 여성 가족 정책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WSJ은 게이츠재단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멀린다가 이제는 재산의 대부분을 게이츠재단에 기부하지 않고 다양한 단체에 나눌 것”이라며 “과거보다 소액이지만 다른 자선 단체에 기부하듯이 게이츠재단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빌은 이번 새 기부 서약에서도 "나의 최우선 자선사업은 기후변화 완화와 알츠하이머병 해결"이라며 “기부의 대부분은 게이츠재단을 통할 것”이라고 밝혀, 기존 약속을 유지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큰 자선단체 중 하나인 게이츠재단은 빌과 멀린다의 이혼 이후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게이츠 부분의 이혼에 따른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외부에서 이사회 이사 4명을 영입했다.
2000년 설립된 게이츠재단은 그동안 이사회에 외부 인사를 포함하지 않았다. 빌 게이츠 아버지인 윌리엄 게이츠 시니어 등 가족과 친구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운영해왔다.
재단이 20여년 만에 외부 이사진을 대거 영입한 배경에는 두 사람의 이혼 과정에서 각종 스캔들이 터진 데다 재산 분할과 위자료 지급이 이뤄지면서 재단의 운명도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기 ??문이다.
[사진설명:멀린다 프렌치 게이츠(왼쪽)과 빌 게이츠, '빌앤드멜린다게이츠 재단'의 외관.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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