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해 박승환 기자] "올해는 작년과 다를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시절 '빅볼'을 추구해 왔다. 세밀한 작전을 통해 차곡차곡 점수를 쌓기보다는 많은 안타와 홈런을 바탕으로 '빅 이닝'을 만들어내는 색깔이 강했다. 그러나 빅볼의 장·단점은 분명했다. 분위기를 타면 10점 이상도 손쉽게 뽑아낼 수 있지만, 작전을 통해 점수를 내야 할 상황에서 강공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의 롯데에는 시간이 흐르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빅볼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무섭게 불타오르는 타선의 성향은 여전하지만, 홈런으로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는 많지 않다. 롯데가 홈구장에서 홈런수를 포기하면서까지 담장을 높이고, 외야를 넓게 확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른 야구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때문에 롯데가 비시즌에 운동신경과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렸다. 대표적인 예가 DJ 피터스의 영입이다. 롯데는 피터스의 빠른 발과 탄탄한 수비, 뛰어난 운동신경에 매력을 느껴 영입까지 하게 됐다.
서튼 감독은 6일 스프링캠프 4일차 훈련을 마친 뒤 "올해는 작년과 다를 것"이라고 선언하며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들이 들어왔고, 옵션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동력을 바탕으로한 '발야구'를 하겠다는 생각. 도루 갯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매우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하는 롯데 선수들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서튼 감독은 '운동신경'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묻자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라며 "스피드는 수비와 공격이 있다. 수비에서는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외야수를 예로 들면 김재유, 추재현, 신용수, 고승민, 황두성, 조세진, 최민재가 발이 빠르고 운동신경이 좋은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서튼 감독은 "공격 파트에서 우리의 정체성은 상대 수비와 투수를 압박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루 플레이가 중요하다. 이 점이 팀 색깔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과감하고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튼 감독이 생각하는 기동성 야구는 '분위기'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롯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그는 "롯데는 과거 10~15개의 안타를 치고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44경기 매번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다양한 득점 방법을 찾아야 한다. 번트도 많이 대고, 3루에 주자가 있을 때 땅볼에도 득점을 할 수 있는 야구를 추구할 것이다. 현재 라인업으로도 10~15개의 안타를 칠 수 있지만, 가끔은 2~3점을 내고도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짧은 시간 내에 팀 색깔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서튼 감독도 잘 알고 있을 것. 그러나 지난해부터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주루'를 주문해 왔다. 베테랑 선수의 경험과 젊은 선수들의 운동신경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가 약점 보완과 체질 개선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롯데가 6일 오후 경상남도 김해시 롯데자이언츠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 사진 = 김해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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