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삼형제, 양산시청에 373만 90원 놔두고 왜 사라졌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10대 삼형제가 가족여행을 가기 위해 5년간 모은 370여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며 양산시청에 익명으로 기부해 화제다.

양산시는 “최근 10대 삼형제가 사회복지과를 방문한 뒤 ‘어려운 이웃에게 사용해 달라’며 돈이 든 가방 3개를 내려놓은 뒤 익명으로 기부하고 싶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고 11일 밝혔다.

삼 형제가 기부한 가방에는 저금통에서 꺼낸 것으로 보이는 구깃구깃한 5만원권, 1만원권 지폐는 물론 1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 등 총 373만 90원이 들어 있었다.

이들 형제는 5년 전부터 가족과 여행을 가기 위해 부모 등으로부터 받은 용돈을 한푼 두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족 여행이 쉽지 않게 되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 돈을 사용하기로 뜻을 모은 뒤 이날 양산시청을 찾아와 기부했다고 한다.

시청 직원은 이들 삼 형제에게 이름 등을 물었지만, 한사코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청 측은 양산시복지재단을 통해 삼 형제 기부금을 지역 내 저소득 가정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현주 양산시 사회복지과장은 “시청 현관 밖에 있던 삼 형제 어머니에게 기부금은 연말정산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실 등을 알렸지만 ‘필요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어려운 시기에 아름다운 기부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삼 형제의 뜻대로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5년간 꾸준히 모은 동전과 지폐를 선뜻 기부한 따뜻한 마음 씀씀이가 많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삼형제 중 막내가 갖고 온 가방에서 나온 돈. /양산시청 제공]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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