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만 두는 걸 생각해본 적 없다. 미리 내년에는 은퇴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다."
추신수(40, SSG)는 최근 기자회견서 "이제 제가 KBO리그 전체 최고참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렇다"는 취재진의 답변에 알 수 없는 묘한 표정을 지었다. 추신수는 KBO리그 2년차지만, 선수 커리어를 놓고 보면 은퇴시기가 다가온 건 사실이다.
더구나 '절친' 이대호(롯데)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못 박았다. 몸은 떨어져있어도 오랫동안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던 야구 친구들이 그렇게 하나, 둘씩 떠난다. 팀 동료 김강민과 오승환(삼성) 정도를 제외하면 1982년생들도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추신수도 은퇴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처음에 SSG에 왔을 때는 1년만 생각했다. 그런데 작년에 뛰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야구에 내가 뭔가 도움이 될만한 게 있을까 생각했고, 야구를 하는 동안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더 하게 됐다. 아쉬운 점이 많았다"라고 했다.
일단 지난해 개인성적에 만족하지 못했다. 팀 역시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SSG 선수들과 정이 들면서 팀과 후배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현역 연장을 선택한 직후 미국에서 팔꿈치 수술부터 받았다.
추신수는 "몸이 너무 안 좋았다. 팔 상태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프로는 성적에 책임져야 한다. 잘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SSG와 다시 1년 계약을 했다. 아직도 뛸 수 있고,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고 했다.
수술을 받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추신수는 "주위에서 나이 마흔에 수술한다고 걱정을 많이 했다. 몇 살까지 하려고 수술하느냐는 말도 들었다. 한결 같은 대답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아픔 없이,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그게 너무 행복하다. 야구를 할 수 있는 부상이라서 다행이었다"라고 했다.
결정적으로 추신수는 여전히 야구를 너무 사랑한다. "야구를 너무 좋아한다. 이별은 생각해본 적 없다. 그렇다고 내년에 미리 (은퇴를)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좀 그렇다.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열정이 식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식을 수 있다고 하는데 선수 생활을 그만둘 때가 다가올수록 야구에 대한 열정이 더욱 커진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야구를 계속 하는 게 옳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추신수는 "작년에 팀이 선발투수진 때문에 힘들었다. 올 시즌에는 보완이 될 것이다. 5~6월이 지나면 (박)종훈이와 (문)승원이가 돌아온다. 기대감이 있다. 빨리 야구장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했다.
SSG는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과의 5년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1-2022 오프시즌에 외부로부터의 보강은 없었다. 베테랑이 많아 팀 페이롤이 높다. 2023시즌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도 생각해야 했다. 때문에 박종훈과 문승원의 성공적인 복귀가 상당히 중요하다. 단, 토미 존 수술 특성상 복귀 후 곧바로 기량을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 올 시즌까지는 보수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추신수는 희망적이다. 그리고 야구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 "작년에 아픈 선수가 많아서 힘든 시즌을 보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잘 해줘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기회를 만들었다. 아픈 선수가 없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기대되는 시즌이다. 많은 팬 앞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내가 한국야구 발전에 힘이 되면 좋겠다"라고 했다.
[추신수.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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