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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해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으며 리그 역사상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던 FC 셰리프 감독이 조국,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총을 들었다.
유리 베르니두브 FC 셰리프 감독은 최근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감독직을 사임하고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수도 키예프 군대 조직에 편성, 군복을 입은 모습을 트위터에 올렸다.
FC 셰리프는 몰도바의 축구 클럽으로, 몰도바 동부의 트란스니스트리아 티라스폴을 연고로 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축구팬들도 유럽 변방의 일개 축구 팀으로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해 챔피언스리그 때 '충격적인 사건'을 되돌아 보면 FC셰리프가 어떤 팀이며 감독이 누구인지 알 것이다.
지난 해 9월 29일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열린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 레알 마드리드와 FC셰리프전을 기억하는가.
이 경기에서 모든 전문가들이 레알 마드리드가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2-1 셰리프의 승리였다. 비록 몰도바 리그 챔피언이었지만 다른 유럽팀에 비하면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보잘 것 없는 팀이었지만 셰리프가 당당히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것이다.
특히 몰도바 리그 챔피언으로 1차 예선과 2차, 3차,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구단 역사상 최초를 넘어 몰도바 구단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구단이다.
특히 본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 상대는 크로아티아 강호 디나모 자그레브였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당연히 자그레브의 승리였다. 하지만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둔 후 2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18번의 챔스리그 도전 끝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셰리프는 본선 2차전에서 챔피언스 리그 최다 우승(13회. 2위는 AC 밀란으로 7회)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마저 2-1로 꺾었다.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었다.
또한 셰리프는 구단 역사상 최초이자 몰도바 리그 최초 챔피언스 리그 원정 승리를 거둔 팀으로 남았다. 이 모든 역사를 만들어낸 감독이 바로 2020년 말 사령탑에 오른 유리 베르니두브였다.
올해 56살인 그는 몰도바를 떠나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에프로 돌아가서 군대에 편성돼 총을 들었다.
그가 조국을 지키기위해 팀을 떠나 우크라이나로 돌아가겟다고 말하자 팀은 그를 말렸다고 한다. 몰도바는 러시아와 아주 친밀한 관계인 나라였다. 또한 셰리프도 우수한 선수를 러시아 구단에 팔아서 운영하는 그런 팀이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유리 베르니두브 감독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조국으로 돌아갔다. 팀 선수들도 그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셰리프 수비수 구스타포는 3월1일 새벽에 자신의 SNS를 통해 “신이여, 우크라이나로 간 우리 감독 유리를 보호해주기를”이라는 글을 올렸다.
[군복을 입은 유리 베르니두브 감독(중앙). 지난 해 레알 마드리드전 승리때의 유리 감독. 사진=유리 감독 SNS, 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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