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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스물다섯 스물하나' 최종회에서 김태리와 남주혁이 아름다운 이별을 장식했다.
3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연출 정지현) 마지막 회 16회에선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이 애틋한 첫사랑의 이별을 겪으며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나희도는 백이진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그는 백이진에게 "누가 잘못했고 잘했고 그런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더 이상 네 사랑이 나한테 힘이 되지 않는다. 미안해하고 원망하면서 서로 갉아먹는 거, 그거 그만하고 싶다. 우리 서로한테 중요한 사람이잖아"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커플 요금제 해지 문제로 뜻밖에 재회한 두 사람. 백이진은 "이거 맞아?"라며 나희도를 붙잡았다.
나희도는 "난 6개월을 생각했다"라고 말했고, 백이진은 "나 없을 때 생각한 거잖아. 혼자 생각한 거잖아"라고 얘기했다.
이에 나희도는 "그러게. 넌 6개월 동안 뭐 했니? 우리 멀어져 갈 동안 뭐 했냐고, 너. 모른 척했잖아"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백이진은 "모른 척한 게 아니라, 말할 수 있는 게 없었을 뿐이야. 나 힘든 거 너한테 옮기기 싫어서"라고 전했다.
그는 "그게 다야?"라는 나희도에게 "그게 다냐고? 희도야, 내가 서운하게 했다면 미안한데 난 나대로 죽을힘을 다해 버티고 있었다. 매일매일 사람들은 죽은 채로 실려 나가고 난 유가족, 생존자 죽음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을 매일매일 만났다. 도시는 생지옥이지 테러는 언제 또 터질지 모르지 멘탈 나가더라. 너 보고 싶은데 보러 갈 수도 없고. 죽어가는 사람들 앞에서 보고 싶다는 감정은 사치 같고. 처음 겪는 일 앞에서 솔직히 네 응원 힘에 부쳤다. 힘을 낼 수가 없어서. 그래도 네가 응원해 주니까 그만큼 잘 해내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징징거리고 싶지 않았다"라고 터놓았다.
나희도는 "넌 내 말은 뭘로 듣는 건데? 나, 네 거 다 나눠갔겠다고 했어. 네 슬픔, 좌절, 행복 다. 네가 숨었을 때, 바로 이 자리에서 얘기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이진은 "어떻게 그래? 아무것도 해결되는 게 없는데. 네 걱정만 시키고. 문제가 해결되면 그렇게 하겠다. 근데 아니잖아. 그냥 한 사람 힘들 거, 두 사람이 다 힘든 거잖아. 그거 원하는 거야? 내가 널 상대로 그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라고 되물었다.
나희도는 "그래, 그래서 헤어지는 거야, 우리. 모르겠어? 우리는 좋을 때만 사랑이야. 힘들 땐 짐이고"라며 "'다치지 마' 선수 보호, 거기까지가 딱 좋았던 거 같다. 갑자기 말없이 사라져도 응원이 됐고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닿았다. 갖고 싶어졌다. 근데 갖고 나니까 문제가 생기네. 우리, 우린 이런 사랑하면 안 됐던 거다. 할 줄도 모르면서, 겁도 없이 덤볐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약하지 마. 나 미국 가기 전까지 우리 아무 문제 없었다"라는 백이진에게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래, 내 문제인 거 같기도 하다. 아빠 장례식장에 엄마가 안 왔을 때 속보가 뜨더라. '아, 속보 뜨면 남편이 죽어도 못 오는 거구나' 난 그런 것도 내가 알아서 깨달아야 했다. 엄마는 설명해 주지 않으니까 내가 지금 우리 엄마 같은 사람 만나고 있는 거잖아. 기다리고 실망하고 체념하고, 그게 내가 평생 해온 일이거든. 근데 그걸 또 시키네, 네가. 난 내 미래까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 백이진"이라고 상처를 고백했다.
백이진은 "날 이해해 볼 마음은 아예 없는 거네"라고 씁쓸해했고, 나희도는 "너도 날 이해 안 하고 있잖아. 지금. 이해? 사랑하긴 했냐"라고 받아쳤다.
백이진은 "말 함부로 하지 마"라고 화를 냈고, 나희도는 "언젠 뭘 함부로 해서 좋다며"라고 고함을 질렀다.
백이진은 "그래, 그만하자. 그게 맞겠다. 네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실망했는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냐. 너 대신 후회하지 마"라고 모질게 말했고, 나희도는 "다짐이냐. 충고하지 마"라며 돌아섰다.
상처만 남은 이별 이후, 나희도의 잃어버린 다이어리가 백이진의 손에 들어갔다. 백이진은 '그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다'라는 나희도의 진심을 읽고 오열했다.
결국 두 사람은 백이진의 미국 발령 직전 극적으로 다시 마주했다. 백이진은 나희도의 신발 끈을 묶어주며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너무 힘내지 말자, 우리. 잘 지내, 희도야"라고 눈물로 얘기했고 나희도 역시 "너도 술에 너무 기대지 마. 힘들면 상담받아. 미국엔 그런 게 잘 돼 있던데"라고 눈물을 훔쳤다. 두 사람은 애틋한 포옹을 나누며 첫사랑을 끝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한 나희도는 세 번째 금메달을 땄고 백이진은 메인 뉴스 간판 앵커가 됐다.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한 두 사람은 화상 인터뷰로 재회했다.
뒤이어 나희도와 백이진의 독백 내레이션이 흐르며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엔딩이 먹먹하게 매듭 지어졌다. 나희도는 '백이진,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할게. 너는 존재만으로도 날 위로하던 사람이었다. 혼자 큰 나를 외롭던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 사람이었다. 너 때문에 사랑을 배웠고 이제 이별을 알게 되네. 고마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 안녕 백이진'이라고 전했다.
백이진은 '너는 내가 가장 힘들 때 날 일으킨 사람이었다. 네가 없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나도 나를 믿지 못할 때. 나를 믿는 너를 믿었어. 그래서 해낼 수 있었다. 너는 나를 웃게 했고 너랑 있으면 가진 게 없어도 다 가진 거 같았다. 어느 순간은 함께라는 이유로 세상이 가득 찼다. 완벽한 행복이 뭔지 알게 됐다. 고마워'라고 마음을 표했다.
또한 나희도는 '모든 걸 갖겠다고 덤비던 시절이었다. 갖고 싶은 게 많았다. 사랑도 우정도 잠시 가졌다고 착각했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연습이었던 날들, 함부로 영원을 이야기했던 순간들. 나는 그 착각이 참 좋았다. 그래도 가질 수 있던 게 하나 있었지. 그해 여름은 우리의 것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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