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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청각장애인들이 주축인 프로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프로축구 3부리그이지만 그들이 이루어낸 값진 성과에 감동을 주고 있다.
그리스 3부리그 AS 코폰은 최근 끝난 2021~2022년 시즌에서 당당히 우승했다고 17일 그리스 ‘포스톤 스포츠’가 보도했다. AS코폰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포스톤 스포츠’에 따르면 이 팀의 구단주도 청각 장애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청각 장애인 구단주와 선수들이 일궈낸 우승이어서 더욱 더 감동이다.
구단주 타나시스 캡시스는 태어날때는 정상인이었다. 하지만 생후 8개월 때 고열로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의 실수로 항생제 주사를 잘못 맞아 완전히 청각을 잃어버렸다.
1991년 창단된 AS코폰을 캡시스 구단주가 인수한 것은 3년전이라고 한다. 원래 구단주가 있었지만 팀이 해체 되는 바람에 선수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이 팀을 다시 구성한 것이 바로 캡시스 구단주이다.
사실 캡시스도 축구 선수 출신이다. 몇몇 아마추어팀에서 뛰었다고 한다. 포지션은 골키퍼여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역시 골키퍼인 부폰이다. 그가 선수생활할 때 청각장애인은 자신이 유일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팬들이 그를 놀리기도 했지만 그는 이를 다 무시하고 경기에만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AS코폰은 2019~2020년 시즌에는 10개 팀중 8위에 머물렀다. 두 번째 시즌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로 인해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결국 시즌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끝나 버렸다. 그리고 2021~22년 시즌 드디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AS코폰은 사실 전선수가 청각장애인은 아니다. 주전 선수 중 7명이 청각장애인이라고 한다. 즉 정상인과 청각장애인이 혼합된 팀인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소통할까? 감독과 코치는 정상인이다.
캡시스 구단주는 “나는 독순술을 익혔다. 정상인들은 나와 선수들을 위해 천천히 말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펜으로 적기도 하고 모바일이나 컴퓨터의 기술을 통해 소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과 청각장애인 선수들은 한마디도 말을 못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한 단어는 외칠 수 있다는 것이 구단주의 설명이다. 바로 골(GOOOAAAAAAAL)을 외치면서 선수들과 껴안고 즐거워한다.
구단주와 선수들의 꿈은 딱 한가지이다. 2부리그의 승격이다. 캡시스 구단주는 2부리그 진출을 낙관하고 있다. 캡시스는 “우리에게는 최고의 감독인 크리스토스 멜라니피디스와 브라질 청각 국가대표인 크리스티안 세비 같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2부리그 승격을 위해서는 1~4위팀이 각각 3경기를 치른 후 높은 승점을 받은 2팀이 올라간다. 일단 4팀중 코폰은 승점 3점, 2위는 2점, 3위는 1점, 4위는 0점을 받고 풀리그를 치르기에 코폰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것 만은 사실이다.
비록 듣고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이들이지만 선수들은 1주일에 4번 정도 손발을 맞추며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구단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물론 구단주가 어느 정도 투자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영 자금은 기부를 받는다고 한다.
필답으로 포스톤 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캡시스 구단주는 “저는 후원자들이 청각 장애인을 돕기 위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우리 팀을 후원해주는 모든 분들게 감사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캡시스 구단주. 사진=포스톤 스포츠]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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