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마이너리그에서는 이런 야구를 하나요? 롯데 작전은 아닌 것 같고. 이학주 본인이 판단했겠죠.’
24일 일요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서 열린 롯데-삼성의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9회초 이학주의 번트 안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2점 차여서 알 수 없다고는 해도 분위기가 롯데로 넘어 간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기습 번트가 나오고 결국 안타가 됐다.
롯데가 6-4로 앞선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삼성 허삼영감독은 우규민대신 팀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등판시켰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을 노려보겠다는 전략으로 감독은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곧 바로 흥미로운 매치업이 이뤄졌다. 오승환(40)이 처음으로 상대할 타자가 2번 이학주(32)였다. 이학주는 삼성 구단에서 버림받다 시피하면서 전력 외로 분류돼 롯데 행 소문이 무성하더니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인 1월24일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삼성은 이학주를 보내고 투수 최하늘과 2023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오승환은 이학주를 상대로 1구에 슬라이더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2구를 구사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학주가 번트를 대고 뛰었다. 타구가 3루 쪽으로 높게 튀었다가 떨어져 오승환이 잡았지만 이미 던져도 세이프 타임이었다. 포수 강민호도 잡으러 나갔다가 구경만 했다.
오승환-강민호 배터리는 지난 해까지 이학주와 삼성에서 함께 있어 그의 타격 성향을 잘 안다. 그 상황에서 설마 번트 안타를 시도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중계 캐스터와 해설위원은 ‘전 타석까지 3타수 무안타로 안타가 없어 하나 쳐야 할 때’라고 했고 번트 안타 후 ‘오승환이 쓴 웃음을 짓고 있다’고 했다. 허를 찔려서 그랬을 것이라 본 것 같았다.
경기 흐름상으로는 6-3으로 롯데가 3점차 리드를 지키다가 8회말 1점을 내줘 6-4로 2점차로 쫓기는 상황이었다. 선두 타자 이학주는 반드시 진루하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이학주는 후속 한동희의 우익선상 2루타에 홈을 밟아 3-7로 승리를 굳히는 점수를 올렸다.
롯데 구단은 무려 2124일 만에 삼성을 상대로 3연전 스윕 승리를 올렸다. 그것도 원정지인 ‘사자굴’에서 달성했다.
전 날인 23일에는 삼성이 롯데 선발 글렌 스파크맨의 시속 150km 포심 패스트볼에 왼쪽 종아리를 맞아 양팀이 벤치 클리어링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타자가 투수의 공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타격에서 고정을 해야 하는 다리를 향해 오면 어려워진다. 삼성이 다음 롯데전에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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