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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지난달까지만해도 '차세대 국가대표 4번타자'로 불리며 리그를 호령했던 '리틀 이대호' 한동희가 연이틀 아쉬운 수비에 고개를 떨궜다.
한동희는 지난달 타율 0.427(89타수 38안타) 7홈런 22타점 38안타 OPS 1.249로 리그 최고 타자로 군림하며 생애 최초로 월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하지만 봄이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자 완전히 다른 선수인 것처럼 부진에 빠져있다. 방망이는 급격히 식었고 수비에서는 어이없는 실책을 반복하고 있다.
한동희는 17일부터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에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지난달처럼 불망이를 자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적절할 때 안타를 기록하며 중심타선 역할을 하고 있다.
타자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에서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좋았을 때도 있지만 어느 순간 슬럼프가 올 수도 있다. 17일 경기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네 차례 타석 중 세 번을 삼진으로 돌아섰고, 한 번은 병살타로 물러났다. 하지만 18일 경기에서는 5타수 2안타로 제 몫을 해냈다.
하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수비는 타격과는 다르다.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 핫코너를 지키는 3루수의 실책은 경기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5월 들어 한동희의 가장 큰 문제는 공격보다는 수비다.
17일 경기에서도 두 개의 실책을 했고 이 실책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1회초 선두타자 류지혁의 빗맞은 타구 때 1루 송구 실책을 했고 이 실책이 선취점으로 연결되며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그리고 7회초 1-1 동점 상황에서 박찬호의 타구를 2루로 송구하는 과정에 스텝이 꼬여 넘어지며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때 2루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18일 경기에서는 비록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며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9회초 2사 1.3루 나성범의 빚맞은 타구가 3루수와 좌익수 사이로 높이 떠올랐다. 한동희는 뒷걸음질을 하며 타구를 쫓아갔지만 마지막에 타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놓쳤다. 기록은 안타였지만 분명히 실책성 플레이였다.
연이틀 이어진 수비 악몽에 결국 한동희는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한동희는 2020시즌 17개, 2021시즌 14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39경기에서 벌써 10개의 실책을 하고 있다. 신인이던 2018년보다 못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포구와 송구 능력에서 조금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는가 싶었지만 현재까지의 모습으로는 리그 평균 이하의 수비 능력이다.
거포 DNA를 가진 한동희는 일찌감치 이대호의 후계자로 불렸고 3루수보다는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가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다. 계속된 실책으로 수비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면 타격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한동희는 타격 부문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공격은 걱정할게 없다. 가장 큰 해결 과제는 수비다.
[연이틀 아쉬운 수비에 고개를 숙인 롯데 한동희.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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