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191억 포수'가 오랜만에 이름값을 했지만 팀 패배는 막을 수 없었다.
삼성 강민호는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워정 경기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멀티히트 이상의 안타를 기록한 건 4일 NC전 이후 19경기 만이다. 오랜만에 3안타 경기로 웃을 만도 한데 강민호는 웃지 않았다. 강민호는 9회초 2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기록하며 동점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후속타자 대타 최영진이 삼진 아웃을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숙인 채 터벅터벅 3루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던 강민호를 키움 1루수 전병우가 위로했다. 두 선수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관계로 친분이 돈독하다.
전병우의 위로를 받던 강민호가 뒷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해맑게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던 3루수 송성문에게 로진백을 던지며 '그만 웃어라'라며 장난기 섞인 축하를 건넸다. 강민호는 평소 말도 많고 장난도 잘 치는 선수로 후배들이 잘 따른다. 송성문도 강민호의 장난기 섞인 축하에 더 크게 웃으며 기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강민호는 공격이 잘 되니 수비도 자연스럽게 잘 되었다. 경기 초반 흔들리던 선발투수 원태인을 잘 이끌며 5이닝 3실점 투구를 이끌어냈다. 마운드 위에서 젊은 투수들이 믿고 던질 수 있도록 원바운드 변화구는 몸을 날려 블로킹을 해냈다.
허삼영 감독도 이런 강민호를 보고 "올 시즌 공격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에서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 지표는 다소 아쉽지만 투수 리드와 선수단의 리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배트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문제였다.
강민호는 국가대표 포수 출신으로 세 번의 FA 계약을 통해 통산 FA 누적 금액이 191억 원에 달하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다. 1985년생으로 만 37세인 강민호가 '에이징 커브'에 돌입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지난해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 OPS 0.839 WAR 4.09로 맹활약한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1일 현재 타울 0.213 1홈런 21타점 OPS 0.554 WAR -0.28로 타격 전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거짓말처럼 부활하며 2017년 이후 4년 만에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강민호다. 강민호가 살아나야 삼성도 순위표 상단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6위 삼성은 31일 기준으로 24승 26패 승률 0.480로 5위 두산 베어스와 1게임 차다. 3위 KIA 타이거즈와는 4게임 차로 아직까지는 가시권 안이다.
[오랜만에 3안타 경기를 펼쳤지만 팀 패배에 웃을 수 없었던 강민호.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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