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사직구장 전광판에는 라인업에 포진한 선수의 이름 옆에 OPS가 표시된다. 6월의 첫 날에 열린 LG-롯데전에서는 양팀 선발 라인업에 OPS가 '1'이 넘는 유일한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LG의 '거포 유망주' 이재원(23)이었다.
이재원은 이날 1회초 첫 타석부터 홈런을 가동했다. 그것도 만루홈런이었다. 나균안의 140km 커터를 공략해 프로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이재원은 팀에 5-0 리드를 안겼고 LG는 14-5 대승을 거두면서 전날 역전패의 아쉬움을 털었다. 이것이 바로 한방의 위력이다.
올해 아직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타율 .315, 출루율 .405, 장타율 .644, OPS 1.049로 이상적인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벌써 홈런 6개를 쳤고 타점도 21개를 쌓았다.
"데뷔 첫 만루홈런이라 기분이 좋다. 하지만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 더 의미가 크다. 항상 팀이 이기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이재원은 "특별히 노린 공은 없었다. 타이밍에 조금 신경을 썼고 '덤비지 말자'고 생각했다. 타구에 운이 따르면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문성주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본격적으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갔고 자신에게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조만간 복귀를 앞두고 있는 문성주가 돌아와도 누구를 써야할지 고민될 정도로 이재원의 최근 활약이 눈부시다.
무엇보다 LG는 거포에 목마른 팀이라는 점에서 이재원을 완성형 거포로 육성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그동안 거포 육성에 있어 수많은 실패를 반복했다. 김상현, 박병호, 정의윤, 최승준 등 LG가 끝내 육성에 실패한 거포 타자가 너무나도 많았다. 오히려 이들이 트레이드나 FA 보상선수 등으로 LG를 떠나자 거포로서 포텐셜을 터뜨리면서 LG가 난감해졌는데 이제는 이재원을 통해 '흑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이미 이재원은 힘 하나 만큼은 프로에 입성할 때부터 인정을 받은 선수다. 지난 해 2군에서 홈런 16개를 터뜨리며 퓨처스리그 홈런왕에 등극했고 올해도 2군에서 잠깐 뛰면서 홈런 3개를 쳤다. 2군 무대는 이미 '졸업'한 것과 다름 없는 상황. 이제 1군에서도 적응력을 높이고 있으니 더많은 플레잉 타임이 제공될 것이다. "팬들께서 우타 거포에 대한 갈증이 많다고 하셨는데 제가 그 갈증을 풀어드리겠다"는 이재원의 약속은 조만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이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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