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 때는 그런 게 어려운 문화였는데…"
'KIA 잘알' 김종국 감독의 시선에도 덕아웃 문화는 정말 많이 달라졌다. 더구나 1980~1990년대 타이거즈는 당시 다른 구단들보다도 좀 더 경직됐고, 선후배의 규율도 엄격했다. 김종국 감독도 199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덕아웃 군기반장'으로 활약(?)했다는 증언이 많다.
주장 김선빈은 신인 시절 최고참 김 감독과 원정 룸메이트를 했다. 함평 스프링캠프서 "감독님 진짜 무서웠다. 포스부터 남달랐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부인하지 않았다. 야구를 대충대충 하거나, 프로에 어울리지 않은 언행을 하는 후배들에게 때로는 쓴소리도 아까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프로가 지켜야 할 선을 지키는 건 중요하다. 야구는 단체스포츠이고, 팬들을 위한 서비스 마인드가 중요하다. 김종국 감독도 최근 현역 시절을 떠올리며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했다.
지금도 어느 팀이든 고참들이 저연차들에게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가감 없이 지적도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여기에 배려와 소통의 중요성이 커졌다. 개성이 확실한 MZ세대 선수들도 자신의 매력을 적극 분출하되 지켜야 할 선을 넘지 않는다.
때문에 모든 팀이 선, 후배 사이에 꿀팁 전수 혹은 공유를 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KIA도 마찬가지다. 최형우, 나성범, 양현종이 형님 노릇을 확실하게 한다. 엄격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니라 후배들을 배려하고 잘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서포트하며 덕아웃의 기둥 역할을 한다. 팀에서 기대한 부분이다.
김종국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뭘 직접 얘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형들, 형우나 성범이가 후배들에게 요령을 많이 전수해준다. 젊은 선수들에게 베테랑들의 한 마디가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게 너무 좋다"라고 했다.
올 시즌 간판 중심타자로 성장한 황대인의 경우 스프링캠프 전 최형우와의 전주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 당시 최형우가 황대인에게 "네가 잘 되려면 밀어칠 줄 알아야 한다. 넌 밀어칠 줄 모른다"라고 했다. 실제 당시 자신의 요령을 전수해주고 소통하며 황대인의 성장 발판이 만들어졌다. 자신보다 먼저 타격을 마치고 돌아오는 나성범으로부터 투수 공략의 힌트를 얻기도 한다.
MZ 세대 젊은 선수들에겐 축복이다. 김 감독은 '라떼 토크'를 했다. "요즘은 선후배들이 서로 쉽게 다가간다. 저 때는 그런 게 어려운 문화였다. 당시에는 후배들이 선배들 눈치를 많이 봤다. 나도 루키 때 선배들에게 잘 안 물어봤다"라고 했다.
KIA는 이상적인 '형님 야구'를 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예년보다 전력이 향상됐다. 그리고 선배들이 기둥 역할을 하며 후배들이 기량을 마음껏 발휘한다. KT와의 주말 3연전서 1무2패로 주춤했으나 상위권서 선두 SSG를 견제할 정도로 성장했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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