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매년 전력은 보강은커녕 유출만 있어왔다. 팀이 잘나가던 시절의 버팀목이 됐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박병호(KT 위즈), 박동원(KIA 타이거즈)도 모두 떠났다. 그런데 어떻게 2위를 달리고 있는 것일까.
키움 히어로즈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키움 KBO리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을잔치의 단골손님이다. 2013년부터 1시즌(2017년)을 제외하면 8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정도로 '저력'을 갖춘 팀이다. 그러나 좋은 성적과 달리 전력은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훌륭한 신인들이 등장하는 것보다 주축 선수들이 이탈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2021시즌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적으로 외부 FA 영입은커녕 내부 FA 단속도 쉽지 않을 정도로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키움은 '간판타자' 박병호의 유출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올 시즌 중에는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받고 '안방마님' 박동원을 KIA 타이거즈로 떠나보냈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지만, 참 이상한 것이 있다. 바로 성적만큼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키움은 14일 전까지 올해 36승 1무 24패 6할 승률을 기록하며 리그 2위를 달렸다. 그리고 14일 경기까지 잡아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팀 스탯은 극과 극이다. 14일 경기 전을 기준으로 팀 평균자책점은 3.49로 리그 1위를 달렸다. 선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3.51(2위), 불펜 투수들 또한 3.46(2위)로 매우 뛰어나다. 반면 팀 타율은 0.246으로 리그 9위에 랭크돼 있다. 그렇다고 득점권 상황에 강한 것도 아니다. 키움의 득점권 타율은 팀 타율보다 근소하게 높은 0.251(8위)에 불과하다. 투·타의 불균형이 매우 심한 편이다. 키움은 어떻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을까.
홍원기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 덕분"이라면서 "있는 자원으로 잘 버티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데, 특히 수비와 수비 쪽에서 큰 흐름을 잘 막아주면서 분위기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 선발들이 변함없이 돌아가고 있고, 김혜성이 수비의 안정화에서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올해 팀 실책이 49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적은 팀이다. '수비 효율'을 나타내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무려 0.701(2위)을 기록 중이다. 즉 10번의 인플레이 타구가 발생하면 70.1%의 확률로 아웃카운트를 쌓는다는 것으로 매우 효율적인 수비를 펼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점수만 타선에서 뽑아준다면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승리하는 공식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14일 경기도 변하지 않았다. 키움은 경기 득점권 찬스를 살리지 못했으나, 3회 이정후의 볼넷과 김혜성의 안타-도루 등으로 만들어진 2사 2, 3루 찬스에서 김웅빈이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사령탑이 말한 대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호수비로 흐름을 지켜냈다. 키움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수빈이 친 장타성 타구 때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펜스에 몸을 부딪히면서까지 타구를 잡아내며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6회 1사 1, 3루에서 양석환의 뜬공 타구를 잡아낸 이정후가 홈을 파고드는 허경민을 '보살'로 지워냈다.
승리까지는 단 2점이면 충분했다. 키움은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6이닝 동안 투구수 91구,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냈다. 이후에는 김태훈(1이닝)-김재웅(1이닝)-문성현(1이닝)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연달아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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