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평범한 교훈이 증명된다. 성적을 내는 팀이 리빌딩도 잘 한다.
SSG는 10개 구단 중 1군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가장 높은 팀이다. 최지훈과 박성한을 제외하면 모든 주전야수가 30대 이상(40대 추신수 포함)이다. 최근 여기에 한 명의 20대 선수가 추가됐다. 그것도 2000년생, 만 22세의 왼손거포 전의산이다.
이제 전의산이 주전 1루수이고,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이 백업 1루수다. 크론이 6월 22일 인천 두산전서 복귀한 뒤 선발 출전한 건 단 2경기였다. 좌타자 전의산과 우타자 크론이 플래툰으로 뛸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도 완전히 빗나갔다. 김원형 감독은 플래툰이 팀과 개개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
전의산은 2년차답지 않게 변화구 공략이 우수한 편이다. 거포 유망주라면 애버리지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줄곧 3할대를 유지한다. 아직 표본이 적기도 하지만 1군 데뷔 후 1개월 동안 급격한 그래프 하락은 없었다.
놀랍게도 19경기(69타수 24안타 타율 0.348 5홈런 20타점 14득점 OPS 1.110, 득점권타율 0.500)서 무안타는 단 5경기였다. 이런 상황서 장타도 꾸준히 생산한다. 1일 인천 KIA전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연타석홈런을 터트렸다.
애버리지와 장타를 모두 갖춘, 완성형 특급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언젠가 그래프가 하락하고 위기도 찾아오겠지만, 확실히 실링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중고신인으로서 당당히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전의산 케이스를 보면 평범한 교훈 하나가 떠오른다. 성적을 내는 팀이 리빌딩도 잘 한다. SSG는 30대 중~후반이 야수진을 지탱하지만, 최근 3년 연속 20대 젊은 피를 주전으로 정착시켰다. 2020년 최지훈, 2021년 박성한에 이어 올해는 전의산이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팀이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측면이 있었다.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최지훈과 박성한은 그 틈을 잘 파고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1~2자리를 빼면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내며 선두를 질주 중이다. 전의산은 그 1~2자리를 잘 파고든 케이스다.
특히 전의산의 경우 형님들이 든든히 버티는 가운데 자리를 잡았다. 애당초 팀도 뉴 페이스에게 기대치가 크지 않았고, 실제로 뉴페이스가 1군에서 파고들 틈이 적으니 2군에서 어지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는 1군에 올라오기 힘들다. 전의산은 확실히 남달랐고, 형들이 잘하는 와중에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수년째 리빌딩에 어려움을 겪는 최하위 한화와 비교가 된다. 인위적인 갈아엎기 식 리빌딩이 정착되기 쉽지 않은 현실만 확인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중심을 잡고 끌어줘야 부담 없이 기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기둥 없는 리빌딩 팀에선 개개인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다. 때문에 단기간에 포텐셜을 터트리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SSG는 성적을 내면서 자연스럽게 리빌딩을 진행 중이다. 본래 리빌딩은 1년에 젊은 선수 1명만 자리 잡아도 성공이다. 2위 키움이야 리빌딩 전문구단이자 돌연변이 구단이다. 3위 LG도 수년째 자연스럽게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잡아왔다. 적어도 국내에선 성적을 내야 리빌딩도 잘 할 수 있다.
[전의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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