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거침없이 질주하던 흐름 속 악재가 발생했다. 루징시리즈는 있어도 좀처럼 연패는 당하지 않던 키움 히어로즈가 주축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탈하게 되면서 57일 만에 연패를 기록했다.
키움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2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2-4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틀 연속 역전패를 당한 키움은 1위 SSG 랜더스와 격차가 2.5경기로 벌어졌고, 3위 LG 트윈스와는 1.5경기차로 좁혀졌다.
키움은 올 시즌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약체'로 꼽았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다. 매년 전력보강은 없는데, '간판타자' 박병호가 FA를 통해 KT 위즈로 이적했고, '특급 마무리' 조상우가 병역의 의무를 위해 군에 입대하면서 뎁스가 헐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키움은 4월 14승 11패 승률 0.560을 기록하며 4위로 첫 달을 마쳤다. 그리고 5월부터 무서운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팀의 안방을 지키던 박동원을 KIA 타이거즈로 보냈지만, 키움은 흔들리지 않았다. 5월에는 17승 9패 승률 2위를 기록했다. 좋은 흐름은 6월에도 지속됐다.
잘나가는 키움에게 루징시리즈는 있어도 연패는 없었다. 그만큼 패배의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것이 키움의 장점이자 상승세의 주된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6일 두산전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팀의 '주축' 이정후-이지영이 몸에 맞는 볼로 부상을 당했다. 검진 결과 큰 문제가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경기에 투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홍원기 감독은 "병원 검진과, 선수 본인들도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는 뛰지 못할 것 같다. 참고 경기에 나서면 안 될 것 같아서 스타팅에서 제외했다. 이정후는 대타는 가능하지만 피멍이 많이 들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무리를 했다가는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정후와 이지영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특히 이정후의 이탈은 키움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연승 연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변수들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며 "팀 분위기로 버티고 있었다. 선수들이 지쳐있는데, 주축 선수들이 빠지다 보니 힘이 많이 빠진 것이 사실이다. 선수가 없다고 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 결과 이정후와 이지영이 경기 초반부터 빠진 6일 두산전에서는 2-0으로 앞서나가던 경기에서 허경민에게 만루홈런을 맞아 2-5로 역전패를 당했고, 이들이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한 7일 경기에서도 2-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2-4로 패했다. 키움이 연패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10~12일 고척 두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이후 57일 만이었다.
키움의 일정은 다른 팀들에 비해 매우 빡빡하다. 올해 우천취소 경기가 많이 없다곤 하지만, 돔구장을 쓰는 키움은 원정 경기가 아니라면 날씨의 변수를 기대할 수도 없다. 게다가 주말 홈경기는 모두 2시에 치러야 하는 부담감도 분명 존재한다.
홍원기 감독은 최대한 지쳐있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 중이다. 사령탑은 "훈련을 최소화하고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말 고척 경기는 2시에 시작된다. 훈련을 자제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이정후와 이지영이 7일 경기에서 대타와 대수비로는 경기에 나섰다는 점이다. 복귀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복귀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키움 선수단이 홍원기 감독의 배려 속에 이정후, 이지영이 빠져있는 시기를 잘 극복하고, 좋은 분위기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이지영.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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