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운명의 후반기다.
KIA 이적생 포수 박동원은 전반기 마지막을 안타깝게 장식했다. 8일 광주 한화전 첫 타석에서 주루할 때 베이스를 밟는 과정에서 왼 발목을 다쳤다. 결국 4-3으로 앞선 7회말 1사 2,3루서 세이프티 스퀴즈번트를 시도하고 1루로 뛰어가는 과정에서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당시 박동원은 KIA에 1타점을 바치고 장렬하게(?) 1군에서 사라졌다. 번트 생산능력이 좋다는 점, 작전수행능력도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선수라면 벤치의 사인을 충실히 소화해야 하지만, 아무래도 박동원에겐 일발장타력이 좋은 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사실 전반기에 공격보다 수비가 더 인상적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 이적 후 57경기서 타율 0.232, 8홈런 26타점 OPS 0.746, 조정득점생산력 104.5, WAR 0.84를 기록했다. 일발장타력은 확인됐지만, 압도적 수치와 거리가 있다.
반면 WAA 0.577로 리그 전체 9위, 리그 포수 1위다. 블로킹 능력을 의미하는 PASS/9 0.370으로 3위, 도루저지율 46%로 3위. 누가 보더라도 올해 전반기에 10개 구단 포수들 중 수비가 가장 안정적이었다. 김종국 감독도 박동원의 수비력을 확실하게 인정한다.
결국 전반기에 진정한 공수겸장 포수라고 불리기에는 살짝 부족한 면이 있었다. 후반기에는 타석에서도 좀 더 장타와 해결능력을 보여주면서, 전반기처럼 기민한 수비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KIA의 후반기 성적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본인의 가치 측정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IA가 4월 말 키움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예비 FA’ 박동원을 영입했을 때 사실상 ‘입도선매’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자금력이 밀리지 않는 KIA 프런트에서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박동원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걸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많았다.
때문에 KIA가 박동원에게 시즌이 끝나기 전 비 FA 다년계약을 제시하면 조건이 관건일 뿐 결국 박동원의 사인을 받아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양측의 비 FA 다년계약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실 박동원으로선 최대한 좋은 계약을 따내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박동원이 어느 시점에 어떤 형태의 계약을 어느 팀과 체결하든 결국 후반기 KIA 및 개인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마침 올해 예비 FA 포수들이 나란히 부진하다. 이들의 행보와 맞물려 박동원의 시장가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KIA도 박동원의 후반기 맹활약이 간절하다. 6~7월에 다소 침체된 타선에 반전이 필요하다. 순위를 끌어올리려면 전반기 막판과 비슷한 흐름이면 곤란하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돌아오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박동원이 5~6번 타순에서 상대에 위협을 가하고, 안방에선 기본에 충실할 때 타이거즈의 공수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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