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미 정규시즌의 절반이 지난지 오래인데 아직도 50홈런 페이스를 유지하는 거포 타자가 있다.
올해 독보적인 홈런 페이스로 홈런왕을 예약한 '국민거포' 박병호(36)의 홈런 행진은 여전히 놀랍기 그지 없다.
박병호는 3일 창원 NC전에서 연타석 3점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31~32호 홈런을 마크했다. 5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구창모의 134km 포크볼을 공략해 좌월 3점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는 6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는 이용준의 143km 직구를 때려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4타수 2안타 6타점 2득점의 맹활약. KT는 박병호의 연타석포 덕분에 14-2 대승을 챙겼다.
도무지 적수가 없다. 박병호는 이미 30홈런을 돌파했는데 박병호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20홈런을 넘긴 타자도 찾을 수 없다. 홈런 부문 2위 김현수의 홈런 개수는 19개. 타점도 마찬가지다. 박병호는 벌써 84타점으로 역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데 2위 김현수와의 격차를 8개로 늘리면서 타점왕도 사실상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말까지 들었던 박병호. 그가 FA 시장에 나왔지만 흔히 말하는 '대박'과는 거리가 있었던 이유다. 박병호의 선택은 3년 총액 30억원을 제시한 KT였고 박병호가 다시 '국민거포'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KT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역대급 쇼핑'을 해낸 주인공이 됐다.
박병호는 여전히 산술적으로 50홈런과 13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페이스를 달리고 있다. KT가 이미 93경기를 치렀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박병호의 홈런 행진이 의미 있는 것은 KT의 선전과도 맞물려 있다. '디펜딩 챔피언' KT는 올해 50승 41패 2무로 4위를 달리고 있는데 사실 베테랑 유한준이 은퇴하고 '천재타자' 강백호가 두번이나 큰 부상을 입는 악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외국인타자도 시즌 도중 교체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그래도 KT는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위치하고 있다. 박병호가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박병호의 '가치'를 단지 '가성비'로만 따져서는 곤란한 이유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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