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피자 사야 하지 않을까요?"
NC 다이노스 김태경은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낙동강더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67구, 1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태경은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의 1차 지명을 받은 투수로 1군 등판에 16차례(4선발)에 불과한 '루키'였다.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었지만, 강인권 감독 대행은 "5이닝만 생각을 하고 있다. 초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일찍 불펜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령탑의 우려와 달리 김태경의 투구는 눈부셨다. 김태경은 최고 143km 포심 패스트볼(18구)와 투심 패스트볼(24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10구)-커브(2구)를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데뷔 3년 만에 감격의 첫 승을 따냈다.
시작은 썩 매끄럽지 못했다. 김태경은 1회 선두타자 잭 렉스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끊었다.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이대호에게 파울 홈런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순항이 시작됐다.
김태경은 2회말 2개의 사사구에도 불구하고 병살타를 곁들이며 무실점 이닝을 만들었다. 그리고 3회 박승욱-렉스-고승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모두 묶어내며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4회초 선두타자 한동희에게 안타를 맞아 '노히트'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이번에도 위기는 없었다. 김태경은 5회 다시 한번 삼자범퇴로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했고, 타선의 대폭발에 힘입어 첫 승을 맛봤다.
이날 김태경은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불구하고 롯데 타선을 상대로 많은 땅볼을 유도해 내며 평생 기억에 남을 하루를 보냈다. 그는 "경기 초반에 긴장이 많이 됐는데, (양)의지 선배님이 리드를 잘 해주셔서 편하게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초반에 형들이 점수를 잘 뽑아줘서 편하게 던졌다"고 첫 승의 기쁜 소감을 밝혔다.
투구수는 물론 점수차도 컸기 때문에 6회 등판도 가능했지만, 강인권 대행은 사전에 공언한 대로 김태경이 5회를 마친 뒤 곧바로 투수 교체를 실시했다. 김태경은 "투구수가 적었지만 감독, 코치님께서 좋을 때 그만두자고 하셨다"면서도 "2군에서 90~100구를 던지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던질 힘은 남아 있었다"고 싱긋 웃었다.
고대하던 첫 승을 얻었고, 이제는 어떻게 1군 선수들과 맞붙어야 하는지도 조금은 알게 됐다. 김태경은 "직구 스피드가 빠른 편은 아니다. 140km 후반, 150km를 던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제구와 변화구 퀄리티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오늘은 땅볼 유도가 잘 됐다"고 말했다.
'루키'의 첫 승에 동료들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포수 양의지와 박민우가 많은 축하를 건넸다. 김태경은 "(박)민우 형과 (양)의지 선배님이 가장 기뻐해 주셨다. 민우 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안면이 있었는데, '첫 승을 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태경의 호투로 NC는 지난 4월 8일 이후 무려 121일 만에 7위로 올라섰다. 그는 "사실 오늘 이기면 7위가 되는 것을 몰랐다. 던진 후에 알았는데, 7위로 올라서서 더 뜻깊다"며 "(첫 승 기념으로 선수단에) 피자를 사야 하지 않을까"라며 활짝 웃었다.
[첫 승 기념구를 들고 기뻐하는 NC 다이노그 김태경. 사진 = 부산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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