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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순천(전남) 유진형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이 두 시즌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와 성공적인 복귀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경기 후 세자르 감독을 조용히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을까?
흥국생명 김연경은 지난 13일 전라남도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진행된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개막전에서 IBK 기업은행을 상대로 풀타임 뛰며 18점으로 세트 스코어 3-1(25-16, 25-23, 24-26, 28-26)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월 중국 무대에서의 시즌을 마친 김연경은 이번 대회 전까지 약 7개월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하며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이번 대회를 하루 앞두고 주축 선수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현재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로 후배들을 이끌었고 승부처에서는 노련한 공격으로 팀을 구했다.
가용인원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풀타임을 뛴 김연경은 블로킹 2개와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8점으로 김다은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많은 득점을 기록하며 개막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를 마친 뒤 코트를 빠져나가던 김연경이 누군가를 발견하고 환하게 웃으며 반갑게 포옹했다. 바로 세자르 에르난데스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세자르 감독은 지난 1일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대표팀 선수들을 재소집해 지도하고 있다.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김연경 국내 복귀 경기를 보기 위해 순천까지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김연경 경기를 보기 위해서만 온건 아니었다.
이번 대표팀은 선수 선발 과정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16명 소집 선수 중 강소휘(GS칼텍스)가 수술로 빠지면서 15명으로 훈련을 시작했는데 이소영(KGC인삼공사), 정지윤(현대건설), 정호영(KGC인삼공사) 등 3명도 병원 검진 결과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체할 4명의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김희진이 대표팀에 빠졌다.
경기력 향상위원회 위원장 박기주 감독이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추천했고 소속팀 김호철 감독도 대표팀 차출에 동의했지만 세자르 감독이 거부했다.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자 세자르 감독은 김연경을 찾았다. 대표팀 복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지 현재 대표팀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은 긴 시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한편 세자르 감독의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12전 전패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불과 1년 전 '올림픽 4강 신화'로 국민들에게 뜨거운 여름을 선사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암담한 성적이었다.
세자르 감독은 취임 당시 김연경의 빈자리에 대해서 "김연경 같은 선수를 다시 찾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는 원팀으로서 같이 배구를 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둘 것이다"라고 밝혔지만 VNL에서 보여준 여자배구대표팀은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며 원팀을 이루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원팀이 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했던 김연경의 빈자리가 너무 크고 경기 외적으로도 아직까지 김연경의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세자르 감독과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눴던 김연경. 사진 = 순천(전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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