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와~~~, 볼 뭐고?”
심준석(덕수고)이 미국행을 택하면서, 신인드래프트 전체 1~2순위 윤곽이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1순위 한화는 우완 김서현(서울고), 2순위 KIA는 좌완 윤영철(충암고) 지명이 유력하다. 두 구단이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고등학교 선수들은 성인이 아니다. 미완의 대기다. 완성도를 떠나 운동능력(신체조건, 구속)이 좋으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런 점에서 한화가 188cm에 150km를 구사하는 김서현을 눈 여겨 보는 건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KIA가 왜 윤영철을 주목할까. 김종국 감독은 “제구도 좋고 요령도 좋고, 던지고 싶어하는 곳에 던지더라. 고등학교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공을 던지더라”고 했다. 윤영철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주목한 것이다.
스카우트 포함 모든 관계자가 윤영철의 소프트웨어를 높게 평가한다. 사실 윤영철은 체구나 운동능력에선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다. 그러나 고교생 치고 제구와 커맨드, 완급조절능력이 상당한 수준이다.
김 감독은 윤영철의 고교대회 영상을 봤다고 했다. 그것도 의미 있지만,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즈를 상대한 게 어쩌면 더욱 임팩트가 컸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몬스터즈가 고교, 대학 팀들을 상대로 ‘도장깨기’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몬스터즈는 윤영철의 충암고에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그러나 윤영철이 나선 1~2차전서 쩔쩔 맸다. 결국 2차전 콜드게임 패배로 이어졌다. 당시 윤영철은 정근우, 서동욱, 정성훈, 박용택, 이택근, 정의윤 등 몬스터즈의 프로 출신 은퇴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몸쪽, 바깥쪽 등 보더라인을 활용한 피칭, 느린 변화구를 구사하다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장면 등 정교한 제구와 커맨드에 프로 투수 뺨치는 경기운영능력을 선보였다. FA 계약을 한 레전드급 타자들이자 국가대표 출신들도 있었지만, 윤영철은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심지어 위기를 벗어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다 미소를 띄기도 했다. 여유가 넘쳤다. 반면 프로에서 한 획을 그은 몬스터즈 타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덕아웃에서도 탄식이 쏟아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한 관계자는 “고교대회보다 인상 깊었던 게 최강야구다. 아무리 은퇴한 아저씨들이라고 해도 고교 타자들과 레벨이 완전히 다르다. 은퇴한지 얼마 안 돼 사실상 현역과 다름없는 타자도 있었다. 그런 타자들을 한 경기 아니고 두 경기서 압도했다. 프로에서 어떻게 클지 흥미롭다”라고 했다.
물론 윤영철도 프로에 가서 세부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있을 것이다. 몸을 더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장점이 더욱 뚜렷하다. 종합적으로 KIA가 윤영철을 패싱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에이스 양현종에 이의리, 신인 최지민, 제대 후 돌아올 김기훈까지. 장기적으로 좌완 선발감이 넘치더라도 어디까지나 뽑고 난 후의 고민일 뿐이다.
따지고 보면 KIA도 포스트 양현종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최지민과 김기훈은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이의리도 이제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을 소화한다. 게다가 왼손 불펜의 보강 필요성이 있다.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아마추어답지 않은 아마추어 투수는 일단 뽑고 봐야 한다.
[윤영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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