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 방망이를 믿어라.”
KIA 특급 유격수 박찬호는 리드오프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류지혁, 김도영에 내년에 상무에서 돌아올 최원준도 있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당분간 라인업 카드 맨 위에 박찬호를 새겨 넣을 듯하다. 그만큼 박찬호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실제 박찬호는 리드오프로 나간 경기서 235타수 71안타 타율 0.302 2홈런 22타점이다. 삼진을 26차례 당했지만 볼넷도 27개를 얻어냈다. 박찬호는 17일 광주 SSG전 직후 “1번 타자로 나가는 게 재미있다. 익숙해졌다. 이제 라인업도 곧바로 확인하지 않는다. 변동이 없으니까 하던대로 준비할 수 있다. 오히려 리드오프를 하는 게 쉽다”라고 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꾸준히 리드오프로 나가며 타격감도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 어쩌다 좋지 않은 흐름을 만나도 오래가지 않는다. 2014년 입단 후 1군에서 653경기를 소화한 경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93경기서 357타수 99안타 타율 0.277 3홈런 37타점 60득점 OPS 0.704. 애버리지는 데뷔 후 최고이며, 시즌 안타 역시 2019년의 131안타를 넘어설 게 유력하다. OPS 0.7대 역시 처음이다. 과거의 뼈 저린 실패들이 박찬호의 야구관을 바꿨다.
잘 알려졌듯 지난 겨울 박찬호는 완전히 달라졌다. 일단 벌크업을 통해 근력과 체중을 끌어올렸다. 더 이상 슬랜더 몸매가 아니다. 기술적으로는 토탭으로 타격하며 타이밍을 잡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확립했다. 더 이상 왼 어깨, 왼 다리가 임팩트 전 미리 열리지 않으면서 정확하게 타격한다.
이 과정에서 박찬호는 ‘기술보다 몸’이라는 걸 깨닫았다. “어떻게 보면 많이 치는 게(타격훈련) 의미가 없다. 운동량, 기술훈련은 작년, 제작년에 비해 절반이다. 주위에서도 ‘(타격연습)하지 마라, 너를 믿어라, 네 방망이를 믿어라’고 했다. 신체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기술이 나온다. 올 시즌 준비를 잘 한 것 같다”라고 했다.
접근 방식이 달라지니, 타격의 레벨이 달라졌다. 17일 광주 SSG전서 결정적 포구 실책을 범했지만, 8회말 결승타로 만회할 정도로 경쟁력이 생겼다. 20일 수원 KT전서도 2안타를 날렸다. 그렇다고 올 시즌 박찬호가 수비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수비는 안정적이다. 이젠 명실상부한 공수겸장 유격수다.
박찬호는 “이제 ‘컨디션이 좋다, 나쁘다’로 안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도 안타는 꾸준히 나온다. 컨디션이 좋은데 안타가 안 나올 때도 있다. 접근 방식이 달라졌으니 괜찮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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