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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메이저리그의 꿈을 안고 미국 땅을 밟은지 5년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에서 뛰고 있는 배지환의 재능이 만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는 못하는 중. 배지환의 생각은 어떨까.
배지환은 지난해 산하 더블A 알투나 커브에서 뛰면서 제대로 눈을 떴다. 미국 무대를 밟은 뒤 단 한 개도 생산하지 못했던 배지환은 83경기에 출전해 89안타 7홈런 20도루 타율 0.278 OPS 0.772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 결과 각 팀의 유망주들이 총집합하는 애리조나 폴리그(AFL) 무대도 밟았다.
좋은 흐름은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이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미국 진출 5년 만에 트리플A로 승격된 배지환은 올해 86경기에서 99안타 8홈런 43타점 61득점 21도루(리그 11위) 타율 0.300(6위) OPS 0.824(20위)를 기록 중이다.
연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지환은 24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근황을 전했다. 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부상을 경험하면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풀스윙을 하던 중 옆구리 부상을 당했다. 올해 많은 경기에 나섰고, 쉬어줘야 할 때 휴식을 취하게 되면서 현재는 다치기 전보다 몸이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타율이다. 출루율은 지난해보다 1푼 높은 상황이지만, 장타율은 무려 4푼2리나 증가했다. 지난해 첫 홈런을 맛본 배지환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이미 더블A에서 친 홈런 개수를 뛰어넘었다. 2루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빠른 발을 이용한 3루타 생산력도 여전하다.
더블A에서는 유망주들이 즐비하다면, 트리플A에는 메이저리그를 오가는 선수들이 많다. 그만큰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더블A 시절보다 트리플A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배지환은 '눈'과 2스트라이크 이후 타격 폼에 변화를 가져가면서 투수들의 공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꼽았다.
배지환은 "눈이 선수들의 공에 적응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컨택 위주의 스윙이었다면, 이제는 공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힘을 싣는 방향으로 스윙을 가져가도 겁이 나지 않는다. 아직은 배운다는 입장. 잃을 것이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계속해서 배지환은 "낮은 레벨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구종이 한정이 돼 있는데, 트리플A 선수들은 변화구가 정말 많다. 수 싸움을 한다는 것이 느껴졌고, 변화가 필요했다"며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레그 킥을 하지 않는 어프로치가 생긴 덕분이다. 확실히 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는 현시점에서 스스로에게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배지환은 "공격만 잘했다면 90점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수비가 너무나도 많이 늘어서 95점을 주고 싶다"며 "주로 2루수로 나가고 있지만, 유격수와 중견수로도 많이 뛰고 있다. 이제는 어떠한 포지션에 가도 내 자리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재 트리플A에서 배지환의 성적이라면 빅 리그의 부름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콜업 타이밍에 부상을 당하는 등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고 있다. 물론 아쉬운 마음도 크다. 하지만 마이너리그 일정이 9월 중순에 끝나기 때문에 내심 9월 콜업도 기대하고 있다.
배지환은 "콜업의 문제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 비즈니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 한 번은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지 않을까 싶다"며 "콜업은 당연히 욕심이 난다. 갈 수 있다고 믿는 중"이라며 역대 26번째 코리안빅리거라는 목표를 위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배지환. 사진 = AFPBBNEWS, 배지환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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