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던 SSG 랜더스 최주환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1할대 타율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과거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2020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손에 넣었다. KBO리그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이용하면서도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경험이 있는 최주환은 분명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그리고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보유하고 있는 SSG가 최주환과 4년 42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주환은 SSG의 유니폼을 입은 지난해 116경기에서 104안타 18홈런 타율 0.256 OPS 0.782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SSG의 과감한 투자는 분명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올 시즌을 치르기 전까지의 이야기였다.
최주환은 올해 시작부터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지더니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가장 최근 1군의 부름을 받기 전까지의 성적은 46경기에서 2홈런 19타점 타율 0.161 OPS 0.499에 불과했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성적.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시절의 타격폼을 되찾기 위해 이진영 타격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노력했고,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7월 8일 1군으로 돌아온 뒤 24경기에서 타율 0.270 OPS 0.733을 기록 중이다.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보면 여전히 1할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활약은 분명 고무적이다. 특히 지난 27일 인천 롯데전에서는 3안타 4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김원형 감독도 최주환의 반등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사령탑은 "그동안 최주환이 '이렇게 할 것'이라는 확신보다는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실 경기에 내보내면서도 걱정을 많이 했다. 나보다 (최)주환이가 힘들었을 것이다. 주환이가 타격 능력이 좋으니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인내했다"고 말 문을 열었다.
최주환이 오랜기간 2군에 머물렀던 이유는 타격 부진의 영향도 있으나,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수비였다. 김원형 감독은 "못 치는 것도 있었지만, 가장 최근 2군으로 내려갔던 이유는 에러 때문이었다. 1군으로 돌아왔을 때도 수비 문제에서 걱정이 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주환은 좋은 타격감과 함께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최주환은 두산 시절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노력파였다. 경기가 끝난 뒤 모든 조명이 꺼진 잠실 구장의 그라운드에 홀로 나와 T-배팅을 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SSG로 이적한 이후에도 2군에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노력을 거듭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사령탑도 최주환의 노력을 알고 있었고, 기회를 꾸준히 제공했다.
사령탑은 "시즌을 치르면 누구나 사이클이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최)주환이는 너무 깊었다. 주환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했다. 2군 코칭스태프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했다고 하더라.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팀 내에서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 결과 다시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바닥을 찍은 최주환의 성적은 다시 올라갈 일만 남았다. 김원형 감독은 "최주환이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반등을 해서 고맙다. 1군에 올라왔을 때 '이전의 타율은 보지 않고 앞만 보자'고 했다. 지금 잘해주니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고대했다. 우승을 목표로 달리는 SSG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SSG 랜더스 최주환.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