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선발체질이다.”
SSG는 최근 마무리를 서진용에서 문승원으로 교체했다. 김원형 감독은 8회 셋업맨과 9회 마무리가 똑같이 1이닝을 던져도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본인도 현역 시절 겪어봤기 때문에 마무리의 남다른 압박감을 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김 감독은 문승원을 지켜보겠다면서도 “믿는다”라고 했다. 문승원이 6일 잠실 LG전서 2018년 8월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1482일만에 세이브를 따낸 직후 그 이유가 밝혀졌다. 마인드가 보통의 투수와 확연히 다르다.
문승원은 우선 “방망이를 안 맞추고 잡아야 한다. 마무리는 제일 안전한 게 삼진”이라고 했다. 말과 달리 아웃카운트 2개를 맞춰 잡는 투구로 잡은 뒤, 내심 아쉬웠던 모양이다. 실제 마무리투수의 가장 중요한 평가 잣대가 탈삼진 능력이다. 문승원은 잘 알고 있다.
단, 마무리로서 과도한 부담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문승원은 “(마무리 보직에 대한)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것에 일일이 의미를 부여하면 스스로 압박감이 생긴다. 그냥 똑같이 공을 던지면 된다”라고 했다.
4년 전 첫 세이브는 3이닝 세이브였다. 때문에 타이트한 상황서의 1이닝 세이브는 생애 처음이었다. 성공적인 마무리 신고식 이후에도 “난 선발 체질”이라고 했다.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또 다른 얘기다. 실제 문승원은 내년에 선발투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문승원은 “세이브 상황에 다른 투수가 던지는 걸 지켜보는 것보다 내가 직접 마운드에서 하는 게 낫다. 내가 마운드에 올라있으면 내가 생각한대로 할 수 있고, 내가 책임지면 된다. 지켜보고 있으면 그게 안 된다”라고 했다.
이런 마인드가 오히려 문승원의 마무리 안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지어 문승원은 “내가 계속 마무리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안 좋으면 (노)경은이 형이나 (김)택형이가 마무리를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 역시 사실이다.
SSG가 진정한 마무리투수를 찾은 것일까. 일단 가장 중요한 경기서 세이브를 따냈고, 마인드가 마무리로 적합해 보인다. 세이브에 대한 압박감을 받지 않으면서도, 세이브를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잘 안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무던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진 투수. '신 트랜스포머' 문승원의 또 다른 매력이다.
[문승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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