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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박승환 기자] "'박병호 선배님까지만 붙고 싶다'고 했는데…"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불릴만한 활약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안우진은 최고 157km/h 직구(32구)와 최고 148km/h의 고속 슬라이더(35구)를 바탕으로 커브(17구)와 체인지업(4구)를 섞어 던지며 KT 타선을 완벽하게 묶어냈다.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안우진은 1회 시작부터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고 경기를 시작했지만, 황재균-앤서니 알포드를 연달아 삼진 처리한 뒤 박병호를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첫 삼자범퇴를 기록, 3회도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첫 위기도 잘 넘겼다. 안우진은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포드에게 2루타를 맞고 첫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박병호와 장성우로 이어지는 KT 중심 타선을 다시 한번 삼진으로 묶었다. 순항은 이어졌다. 안우진은 5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승리요건을 손에 넣었고, 6회도 위기 없이 막아내는 무력시위를 펼쳤다.
6회를 마친 시점에서 안우진은 투구수 88구로 1이닝 정도는 더 등판이 가능한 투구수였다. 하지만 안우진은 더이상 마운드에 올라오지 않았다. 손가락 물집 증세로 인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된 것. 키움은 안우진을 빨리 내리면서 다잡은 승기를 날릴 뻔했으나, 8회말 4득점을 통해 8-4로 KT를 제압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6.7%를 선점했다.
일단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편이다. 다음 등판도 문제가 없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부상이 심각하지는 않다. 안우진은 7회 등판을 희망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라면 밀고 나갔을 텐데, 남은 경기를 생각해서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있는 상황에서도 안우진은 팀의 승리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기를 희망했다. 그는 "물집이 있고, 살이 조금 들렸지만, 감독님께는 '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안 된다'고 하시길래, '박병호 선배님까지만 붙고 싶다'고 했는데, 다음 경기를 위해서 교체해 주셨다"고 밝혔다.
투구 내용은 완벽하지만, 정규시즌과 달리 안우진은 '볼'의 비율이 높았다. 안우진은 "큰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심해서 던졌던 것이 볼이 많았던 이유"라며 "오늘은 카운트를 잡기 위해 밀어넣는 공을 던지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도 강하게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로만은 어렵기 때문에 커브까지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8회 KT가 동점을 만들자 더그아웃 뒤로 빠지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기도를 하면서 봤는데, 안타가 나왔다. 너무 아쉬웠다. 개인적인 승리보다 팀 승리가 중요했기 때문에 뒤에서 숨 한 번 크게 쉬고 돌아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안우진은 지난해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박병호를 무안타로 꽁꽁 묶었다. 첫 타석에서는 유격수 파울플라이,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뽑아냈다. 박병호는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홈런을 포함해 2안타를 몰아치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결과적으로 안우진이 박병호를 잘 묶은 덕분에 키움이 승리할 수 있었다.
안우진은 "박병호 선배님의 두 번째 타석에서 보더라인에 조금 빠지는 공을 던졌는데, 밀어서 파울 홈런을 치더라. 거기서 한 번 놀랐다. 이후 다시 몸 쪽으로 붙였는데, 다행히 하이 패스트볼로 이어지면서 삼진이 나왔다"며 다음 등판의 여부에 대해서는 "괜찮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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