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스터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롭 톰슨 감독은 왜 에이스 잭 휠러를 70구만에 교체했을까.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5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되찾았다.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렸으나 4~6차전을 잇따라 따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필라델피아가 1-0으로 앞선 6회말 1사 1,3루서 톰슨 감독이 에이스 잭 휠러를 빼고 좌완 호세 알바라도를 투입한 것이었다.
휠러가 당시 흔들렸던 건 맞다. 선두타자 마틴 말도나도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그러나 이날 반드시 이겨서 3승3패 동률 만들어 7차전까지 끌고가야 하는 입장에선, 에이스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가는 게 일반적 수순이다. 휠러는 이날 70구만 던지고 교체됐다.
단, 휠러가 이번 포스트시즌서 이날 전까지 5경기서 30⅓이닝을 소화하며 피로가 쌓인 건 맞다. 그런 측면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휠러 대신 등장한 투수가 좌완 알바라도라는 게 의문을 낳았다. 알바라도는 앞선 월드시리즈 2경기에 등판했고, 3일 4차전서 1이닝 2피안타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린 경험이 있었다.
또한, 타석에 들어선 좌타자 요단 알바레즈는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타율 0.321 OPS 0.997로 상당히 강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 0.299 OPS 1.031 못지 않았다. 결국 알바레즈는 알바라도를 상대로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경기를 생중계한 메이저리그 전문가 김형준 해설위원은 톰슨 감독의 투수교체에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라고 했다. “결과론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 결과가 월드시리즈 운명을 갈랐다면 과장일까. 실제 이 홈런 이후 흐름이 완전히 휴스턴으로 넘어갔다.
휴스턴은 2017년에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훗날 불법적 방법으로 상대 사인을 훔친 뒤 덕아웃의 쓰레기통을 두드려 전달해 이득을 취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지금도 휴스턴의 당시 행위를 비난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물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당시 휴스턴의 우승을 공식적으로 박탈하지 않았다. 그러나 휴스턴은 이후 베이커 감독과 함께 팀을 정비했고, 올해 비로소 우승의 자격을 인정 받았다. 그 과정에서 필라델피아의 뼈 아픈 에이스 교체가 투영됐다.
[휠러(위), 휴스턴 선수들(아래).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