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야구선수들의 꿈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뛰었다. 그리고 2014년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달러(약 1797억원)라는 FA 초대박을 터트린 선수가 추신수다.
그런데 야구선수로 이룰 건 다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가 어색해하던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우승 깃발을 흔드는 일이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맛본 정규리그 우승이 전부였다. 야구 인생에서 챔피언 반지가 없다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는데 한국에 온 지 2년 만에 우승의 숙원을 풀었다.
처음 해본 우승은 너무나 감격스러웠고 기뻤다. 동갑내기 김강민과 감격의 눈물을 연신 흘리며 기뻐한 뒤 시상대에서 챔피언 트로피를 힘차게 들어 올렸다.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이때 후배 선수가 건네준 우승 깃발을 든 추신수는 조금 당황한 모습이었다. 이 깃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동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40세의 배테랑이지만 처음 해보는 우승 세리머니였다. 깃발을 흔들며 즐거워하던 김광현과는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한편 우승의 한을 푼 추신수는 경기 후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지 2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그는 이날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추신수는 김강민과 눈물의 포옹을 하며 "내년에도 같이 하자"라는 말로 41세가 되는 다음 시즌에도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확실히 단언하지는 않았다.
첫 우승으로 야구 인생의 역사를 세운 그는 이제 야구로 다 가진 남자가 됐다. 그리고 SSG와의 맺은 1년 계약이 종료됐다. 정근우와 김태균에 이어 올 시즌 이대호까지 정든 친구들을 그라운드에서 떠나보낸 그였다. 자연스레 다음 시즌 추신수의 행보도 궁금증이 커진다. 꿈에 그리던 우승을 한 추신수가 박수받을 때 떠난다는 말처럼 은퇴를 할지 다음 목표를 잡고 KBO리그에 계속 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 확실한 건 KBO 최고참 선수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진 건 맞지만 공수 모든 면에서 4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여전히 30대 후배들만큼의 경쟁력을 뽐낸다.
[프로 첫 우승에 세리머니가 어색했던 추신수.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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