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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약속을 잡지 않았다.”
키움이 2022-2023 FA 시장에서 무려 11년만에 외부 FA를 영입했다. 11년 전 이택근은 LG로 트레이드 했다가 컴백시킨 의미가 강했다. 원종현 영입이 사실상 2008년 창단 후 첫 외부 FA 영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저연봉-고효율을 추구하는 구단의 오랜 기조가 있다. 그러나 키움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기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2023년만큼은 ‘윈-나우’ 기조다. 원종현 영입을 단순히 불펜 보강 차원으로 바라봐선 안 되는 이유다.
심지어 고형욱 단장은 외부 FA 추가 영입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각 팀은 21명이 나선 이번 FA 시장에서 외부 FA를 3명까지 영입 가능하다. 사실 키움은 불펜보다 타선 보강이 시급하다. ‘라이징 스타’들이 포스트시즌에 반짝 했지만, 144경기 지속되길 기대하는 건 무리다. 키움의 각종 타선지표는 지난 2~3년간 최하위권이었다. 키움이 타자 외부 FA를 영입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반면 내부 FA 정찬헌과 한현희에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고형욱 단장은 19일 전화통화서 “FA를 신청한 건 시장에서 평가를 받고 싶다는 뜻이다. 시장의 흐름을 보고 기회가 되면 만날 생각이다. 아직 약속을 잡고 그런 건 없다.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간절하게, 무조건 붙잡겠다는 뉘앙스가 아니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정찬헌과 한현희 모두 키움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현희의 경우 A등급이다. 그래도 29세 강속구 사이드암이라 은근히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한 구단이 적극적으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정찬헌과 한현희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서 중용되지 못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다소 불규칙적으로 등판하느라 컨디션 관리가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선수 입장에선 어느 보직이든 한 시즌 내내 꾸준히 소화해야 컨디션 관리에 용이한 건 사실이다. 정찬헌도 32세로 많은 나이는 아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하다. B등급이라는 게 변수다.
사실 키움은 원종현 영입 외에도 외부 마운드 보강에 성공한 상태다. 또한, 올 시즌을 치르면서 젊은 투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포스트시즌서 필승조로 중용된 사이드암 김동혁은 한현희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자원들도 있다. 내부적으로 정찬헌과 한현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현실적으로 정찬헌과 한현희보다 외부 FA를 추가로 영입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정찬헌(위), 한현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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