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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YTN 방송화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4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김씨는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시속 140㎞를 넘나드는 ‘심야 질주’를 벌인 뒤,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경기 모처에서 내려 10분 동안 ‘새벽 마라톤’을 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이날 0시 2분쯤 검은색 코트 차림으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김씨는 구치소 정문 ‘포토 라인’에 선 뒤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하다. 그리고 법률적인 판단을 떠나서 죄송하다”며 “향후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 지분이라는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법적 증언에 동의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는 순간, 한 유튜버가 포토 라인을 뚫고 김씨에게 달려 들었다.
이 유튜버의 ‘돌발 행동’으로 현장은 취재기자, 촬영기자, 시민 등이 얽혀 아수라장이 됐고, 질문에 답변하던 김씨는 입을 닫았다. 이어 김씨는 취재진을 피해 대기 중이던 흰색 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를 떠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자들은 사람들에게 밀려 압박을 당하거나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포토 라인은 취재 현장에서 안전 위험, 취재 과열 등을 막기 위해 각사 기자들이 합의해 정해놓는 일종의 ‘안전 선’이다. 문제의 유튜버는 기자들의 항의를 받다 현장을 떠났다.
취재진이 김씨가 타고 간 차량을 뒤쫓으면서 경기 일대 도로에선 한밤중에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씨의 차량은 김씨의 거주지로 알려진 경기 수원으로 향하다가, 취재진 차량이 따라붙은 것을 눈치 채자 속도를 올려 영동고속도로에 올라탔다.
김씨가 탑승한 차량은 한때 시속 140~150km로 달리면서 차선을 이리저리 바꿔 취재진을 따돌리려 했다. 그러나 취재진 차량이 계속해서 따라붙자 속도를 줄였고, 여주IC로 빠져 나갔다.
김씨 차량은 이날 오전 1시 10분쯤 여주 모처에 멈춰 섰다. 그때 김씨 차량의 문이 열렸고 김씨가 뛰쳐나와 어두운 골목 안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일부 기자가 따라붙었지만, 김씨가 하차할 것을 예상하지 못한 대부분 언론사는 중간에서 김씨를 놓쳤다. 달리는 와중에도 기자들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느냐”, “이재명 시장 측에 대장동 수익금을 약속했느냐”고 묻자 그는 “왜 이렇게 끈질기냐”, “법정에서 다 말할 것이고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외쳤다.
마지막까지 김씨와 추격전을 벌인 언론사는 본지를 포함해 세 곳이었다. 김씨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내가 달리기는 자신 있는데, 기자님들이 넘어질까봐 멈춘 거다”라고 했다. 그는 “고생하시는 것 다 안다. 다음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한 뒤 지인 자택이 위치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고, 기자들도 주민 피해를 우려해 더 이상 추격을 멈췄다.
김씨는 24일 취재진을 피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김씨 측 관계자는 “김씨가 많이 지친 상태라 휴식을 취하고 있고, 밝힐 입장이 있다면 법정에서 말할 것”이라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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