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망의 마지막 시즌이다. 불혹의 힘을 발휘할 때다.
KIA 최형우는 2020-2021 FA 시장에서 3년 47억원 계약을 맺었다. 2016-2017 FA 시장에서 4년 100억원 계약을 맺고 화려하게 이적한 것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KIA는 38세 시즌을 앞둔 베테랑에게 최대한 예우했다.
최형우는 2017년부터 4년간 타율 0.342, 0.339, 0.300, 0.354에 26홈런, 25홈런, 17홈런, 28홈런을 쳤다. 타점도 4년간 120개, 103개, 86개, 115개를 기록했다. OPS는 1.026, 0.963, 0.898, 1.023을 찍었다. 2019년 볼륨이 살짝 떨어졌지만, 부진과 거리가 멀었다. 2017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까지 견인했다. KIA는 100억원을 완벽하게 회수했다.
그러나 47억원 계약이 시작된 2021시즌에 생애 최악의 해를 보냈다. 104경기서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52득점 OPS 0.729에 그쳤다. 시즌 초반 눈 질환으로 페이스를 완전히 잃었고,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최형우는 올해 김종국 감독 취임식 직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작년보다 못하면 진짜 관둬야죠”라고 했다. 전주에서 황대인, 하재훈(SSG)과 함께 개인훈련을 하며 독하게 올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과 달리 건강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작년보다 좋은 성적이긴 했다. 132경기서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55득점 OPS 0.787. 좋아졌다고 해도 전반기 내내 저조했으며, 100억원 계약기간이나, 과거 삼성 4번타자 시절과 비교할 수준은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최형우를 바라보며 이젠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39세 시즌이었다. 타구의 스피드, 비거리 모두 떨어졌다. 예전 같으면 담당 밖을 넘어갈 타구가 외야수에게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 잡아당긴 타구 역시 1,2간 시프트를 가를 힘이 부족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내내 뭔가 좋지 않다면서도, 매 순간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타격 매커니즘이나 타이밍을 논하기에 앞서, 주어진 상황서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2023시즌. 3년 47억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불혹의 시즌이다. 이대호(은퇴)는 불혹의 시즌에 리그 최상위급 퍼포먼스를 발휘하며 화려하게 은퇴했다. 추신수(SSG)는 SSG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면서 자신도 프로 데뷔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최형우라고 해서 이대호나 추신수처럼 화려한 불혹의 시즌을 맞이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긍정적으로 보면, 2021시즌보다 올 시즌이 좋았으니, 2023시즌은 조금 더 좋아질 수도 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더 꺾일 수도 있지만, 39세 시즌에 약간의 반등에 성공한 걸 감안하면 40세 시즌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최형우에게 대체로 자리를 보장했다. 시즌 막판 고종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때 좌익수로 나선 경기가 많긴 했다. 간혹 후배들에게 지명타자를 내주고 벤치에 앉긴 했다. 내년에 크게 부진하지만 않다면, 여전히 최형우는 풀타임 지명타자 후보다. 물론 최원준의 전역으로 외야가 빡빡하게 되면서, 지명타자 로테이션의 필요성이 커질 수는 있다. 최형우의 2023시즌에 변수가 많다.
최형우는 2023시즌을 마치면 3년 47억원 계약이 끝난다. 냉정히 볼 때 지난 2년간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에 부활하고, 나아가 KIA의 더 좋은 성적까지, 혹시 추신수처럼 우승까지 이끌 수 있다면, 2024년의 선택도 한결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FA 자격을 다시 얻으려면 2024시즌까지 뛰어야 한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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