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지난해 4월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한동희는 4월 24경기에 출전해 38안타 7홈런 22타점 타율 0.427 OPS 1.249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생애 첫 월간 MVP의 영광을 안았다. 한동희의 타격감이 뜨겁게 달아오르자, 롯데 성적도 덩달아 뛰었다. 롯데는 2012년(당시 1위) 이후 무려 10년 만에 4월을 2위 이상의 성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5월이 시작된 후 한동희의 타격감은 차갑게 식었다. 한동희는 5월 1홈런 4타점 타율 0.221로 침묵했고, 6월에도 1홈런 11타점 타율 0.271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의 여파가 너무나도 컸던 탓이다. 한동희는 7월 2홈런 12타점 타율 0.346으로 다시 반짝했으나, 이후 월간 타율은 다시 2할대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희는 지난해 129경기에 출전해 140안타 14홈런 65타점 43득점 타율 0.307 OPS 0.817을 기록했고, 안타(140개)와 2루타(27개), 장타율(0.458), 타율(0.307) 등 타격 대부분의 지표를 새롭게 쓰는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한동희의 활약이 팀 성적과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한동희는 2023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22시즌 연봉 1억 7200만원이었던 한동희는 12%가 인상된 1억 9200만원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인상폭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한동희의 2023시즌 연봉은 최대 2억 668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퍼포먼스 옵션 계약'을 선택한 까닭이다.
퍼포먼스 옵션 계약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한동희의 2023시즌 연봉 인상폭은 12%보다는 컸다. 하지만 팀과 자신을 위해 '채찍질'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한동희는 "퍼포먼스 옵션 계약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며 "구단에서 제시한 옵션을 모두 달성했을 때는 팀도, 나도 더 높은 곳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부여를 위해 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구단에서 제시한 옵션을 달성해야 하는 독특한 구조의 계약을 선택한 배경에는 돈보다는 성장에 욕심이 컸다. 그는 "물론 안정적으로 돈을 받고,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 해내야 할 것들이 많다 때문"이라며 "(이)대호 선배님께서 떠나셨고, 그 빈자리를 조금이라도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포먼스 옵션 계약을 선택한 것을 비롯해 올 시즌에 임하는 한동희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한동희는 마무리캠프에서 박흥식 코치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으며 일찍부터 시즌을 준비했고, 선수단 본진이 도착하기도 전부터 '선배' 정훈과 함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면서 불었던 체중도 무려 10kg이나 감량했다.
한동희는 "마무리캠프에서 박흥식 코치님과 함께 준비를 잘했다. 개인 훈련 기간에는 웨이트도, 공을 조금 더 정확하게 칠 수 있는 연습도 많이 했다. 그리고 작년에 부상을 당하면서 체중이 늘었는데, 현재는 10kg 정도가 빠졌다"며 "그렇기 때문에 2023년은 조금 더 자신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가 오프시즌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전력을 크게 보강했지만, 이대호가 빠진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한동희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하지만 그는 "몸을 잘 만들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다. 지난해 4월 좋았던 때처럼 거침없이 할 것"이라며 "팬분들이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 내가 조금 더 잘해서 올해는 시즌이 끝날 때 마지막까지 팬분들과 야구장에서 함께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