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시드니(호주) 심혜진 기자] "최고 146km 나왔습니다"
두산 전략분석팀의 말이다. 두산 차기 에이스 곽빈(24)의 페이스가 엄청나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생길 듯 하다.
곽빈은 2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2일차에 불펜 피칭에 나섰다.
곽빈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데뷔 첫 시즌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32경기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7.55로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악재도 겹쳤다. 곽빈은 입단 1년 만에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오랜 재활을 마치고 2021시즌 마운드로 돌아온 곽빈은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마크하며 선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후반기 완전히 눈을 떴다. 전반기 16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43에 그쳤으나,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로 마침내 잠재력을 터뜨렸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 곽빈의 첫 성인 대표팀이다.
KBO는 일찌감치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에게 대회 공인구를 전달했다. 곽빈 역시 팀 동료 정철원과 함께 공인구를 쓰고 있다.
이날 첫 불펜피칭에서도 공인구를 사용했다. 아직 손에 완전히 익지는 않았지만 나쁘지 않은 공을 뿌렸다.
이승엽 감독은 "아무래도 WBC 때문에 페이스가 빠르다. 구속도 잘 나왔다. 만족스럽다
훈련 후 만난 곽빈은 "비시즌 때 많이 던졌는데도 오랜만에 다시 던지니깐 적응을 못했다. 많이 미끄럽다. KBO 공인구보다 조금 큰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빈은 최고 146km의 묵직한 공을 던졌다. 30개 던졌는데, 모두 직구였다.
본인에게 만족스럽진 않다. 곽빈은 "첫 피칭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100점은 아니다. 비시즌 때 몸을 잘 만드려고 노력했다. 잘 유지해서 3월에 몸상태를 잘 맞출 수 있게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곽빈의 공을 받은 포수는 양의지다. 신인 때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 양의지는 곽빈의 공에 칭찬을 쏟아내기도.
곽빈은 "의지 선배랑 몇 년 만에 하다 보니 긴장했다. 제 공을 받아주신 것 자체로 긴장이 됐다. 신인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던졌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아니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몇 개 날리기도 했다"고 웃어보였다.
곽빈의 모든 초점은 WBC에 맞춰져 있다. 그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부담이 된다. 별 탈 없이 내 임무만 잘하고, 한국 야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곽빈은 "작년에 8승했다고 올해 10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가 목표다. 작년보다 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두산 곽빈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위), 곽빈의 공을 양의지가 받고 있다, 곽빈이 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심혜진 기자]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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