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박항서(65) 감독의 대한축구협회 비판 이유는 ‘방향성’ 때문이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부터 5년 4개월 동안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팀을 이끌며 역사를 새로 썼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한 단계 진화시키며 베트남 영웅 대접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을 받으며 ‘쌀딩크’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을 끝으로 베트남과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을 꿈꿨으나 아쉽게 준우승으로 라스트 댄스를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지난 14일 방송 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한국을 찾았다.
귀국 인터뷰에서 박 감독은 베트남과의 동행 소감 등과 함께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독일 출신 지도자 미하일 뮐러를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뮐러 위원장을 중심으로 박태하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청주FC 감독 등 6명이 대표팀의 다음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논의한다.
지난달 17일 미쓰비시컵이 끝난 후 박 감독은 “뮐러 위원장이 과연 한국 지도자를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서류나 데이터를 명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다. 위원장으로 외국인을 선임한 건 외국인 감독을 뽑기 위함인가”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입국 후에도 생각의 변화는 없었다. 박 감독은 “한국을 오랜 기간 떠나 있어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다만 여전히 위원장은 자국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의 소신이다. 지금 상황이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박 감독이 위와 같은 소신을 밝힌 이유는 ‘방향성’ 때문이다. 외국인 위원장으로는 국내 감독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유소년 업무에 대한 제안을 했지만 외국인 감독이 그 일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즉, 업무에 따라 적합한 인물과 방향성이 있는데 대한축구협회의 이번 선택은 그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향후 감독 선임 과정을 모두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축구 대표팀 감독은 다음 달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A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대한축구협회가 정한 선임 날짜가 다가오는 가운데 방향성을 향한 의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박항서 감독과 미하일 뮐러 위원장.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대한축구협회]
최병진 기자 cbj092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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