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 먼저 하겠다고…" '리바운드' , '슬램덩크' 농구 붐 잇는다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 배우 안재홍 등이 '리바운드'로 뭉쳐 극장가에 농구 열풍을 이어간다.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선 영화 '리바운드'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자 장항준 감독과 출연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참석했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 고교농구 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던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담았다.

특히 '리바운드'는 영화 '기억의 밤'을 연출하고 드라마 '싸인' 각본 참여는 물론, 예능까지 섭렵한 '긍정의 아이콘'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다. 2012년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대한 뉴스 보도를 접하고 그들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에 매료되어 '범죄도시' 제작진이 10여 년 동안 영화화를 준비했다.

더불어 영화 '공작',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와 장항준 감독 아내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의 각본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농구 명문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고교농구 MVP 출신 신임 코치 강양현과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 대회에서 일궈냈던 감동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토리 텔러들이 의기투합해 스크린으로 옮겨냈다.

이날 장항준 감독은 '리바운드' 연출에 대해 "실화와 가장 유사하게 담으려 했다. 로케이션도 세트를 짓지 않고 실제 부산중앙고에서 촬영했다. 캐스팅도 실제 선수들과 배우분들의 생김새를 고려하여 진행했다. 헤어스타일, 운동복, 평상복까지 '저런 거까지 굳이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당시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2012년 드라마 '싸인'을 끝내고 쉬고 있을 때였다. 그때 이 '리바운드' 실화 관련 기사가 났던 걸 기억한다. 근데 10년 뒤 제가 이 실화를 연출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제작사 장원석 대표님이 그 뉴스를 보고 바로 강양현 코치님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언젠가 당신 얘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 허락해달라'라고. '리바운드' 프로젝트는 그때 바로 시작이 되었고, 권성휘 작가가 시나리오를 개발했다. 지금은 '슬램덩크'로 농구 붐이 일었지만 그때만 해도 농구 영화를 만든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제작사가 언젠가 만들어야지 하며 작업을 계속해왔고, 5년 전 제가 처음 연출 제안을 받았다. 처음엔 몰랐는데 시나리오를 보고 '어? 이게 그 얘기이구나. 이게 다 실화였지' 알게 됐다. 그 디테일은 몰랐는데 다시 실제 기사들을 찾아봤다. '이거는 만들어야 될 거 같다' 싶었다. 아내(김은희 작가)도 대본을 같이 보더니 '꼭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해서, 연출을 결정하기까지 오래 안 걸렸다"라는 비하인드스토리를 들려줬다.

장항준 감독은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를 보고 먼저 '이거 내가 고쳐 보면 안 돼?'라고 제안을 줬다. '이게 웬 떡이냐' 싶었다. 함께 전체적인 수정 방향을 얘기하며 협업했는데, 그 결과가 너무 좋게 됐다"라며 "권성휘 작가까지 대단한 분들을 모시고 오랜만에 값진 작업을 했다. 마침 또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농구 붐이 일어서 온라인상에서 저를 두고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재홍은 극 중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 강양현 역할을 맡았다. 과거 고교농구 MVP까지 올랐지만 2부 리그를 전전하다 현재는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코치가 된 양현은 옛 명성이 바랜 모교 중앙고 농구부에 합류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코치는 난생처음이라 서툴고 실수도 하지만 농구를 사랑하는 열정과 따뜻한 유쾌함으로 선수들을 직접 모으고 훈련시키며 최약체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값진 성장을 일군다.

안재홍은 이번 역할을 위해 체중을 증량, 실제 강양현 코치와 흡사한 외모로 완벽 변신했다. 헤어스타일이나 작은 소품들까지 신경 쓴 것은 물론, 당시의 모든 경기 영상, 인터뷰, 기사 자료를 샅샅이 분석하며 강양현 코치의 눈빛과 행동, 손동작 하나하나까지 익혀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다.

안재홍 캐스팅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젊은 배우 중에 실제로 부산중앙고 농구부 선수들과 가장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분들을 찾고 있었다. 코치님 역할도 마찬가지였는데, 안재홍이 '저기서 조금만 더 부풀리면 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양현 코치님과 신장도 거의 같다. 실제 코치도 하체가 튼실하시다. '하반신의 제왕'이신데, 안재홍도 배우 중에선 하반신으론 대단한 분이다.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시나리오를 드렸다. 정말 며칠 만에 하겠다고 답을 주셔서, 사무실에서 쾌재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라고 얘기했다.

안재홍은 "최대한 흡사하게 강양현 코치님과 싱크로율 맞추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래야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겠다 싶어서, 일주일 만에 몸무게 10kg을 증량했다. 전혀 어렵지 않았다. 목표가 있는 증량은 더더욱 기쁘더라. 오히려 10kg에서 멈추는 게 힘들었다. 증량 후 처음 감독님을 뵀을 때 그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노력을 전했다.

이어 그는 "실화에 관한 모든 자료가 담긴 USB 하나를 제작진에게 받았는데, 그게 30기가였다. 모든 영상을 보면서 코치님이 어떤 주문을 하는지 세세하게 확인했고, 선수들을 향한 표정과 그 마음을 잘 갖고 와서 저희 영화에 녹여내려 했다. 진짜 전국대회에 나가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표했다.

여기에 이신영은 중학교 시절 천재가드로 평가되었으나 슬럼프에 빠진 기범 역, 정진운은 기범과 함께 중등부 농구를 휘어잡았으나 부상으로 꿈을 접었던 규혁 역, 김택은 축구선수 출신으로 농구는 처음인 순규 역, 정건주는 길거리 농구만 해온 강호 역, 김민은 초등학교부터 농구부였으나 만년 벤치 신세인 재윤 역, 안지호는 열정만 만렙인 농구부 신입 진욱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리바운드'는 오는 4월 5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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