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이현호 기자] 아주대학교의 U리그 홈 개막전은 올해도 낭만으로 가득 찼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 경기도 수원 아주대 운동장에서 아주대와 경희대의 2023 U리그1 경기가 열렸다. 하석주 감독이 이끄는 아주대의 올 시즌 첫 경기였다. 따스한 봄 날씨와 여러 축구계 인사들, 단체 응원 나온 학생들, 흩날리는 벚꽃잎이 한데 어우러져 멋진 그림을 만들었다.
하석주 감독이 특별 초대한 게스트가 아주대를 밝게 비췄다. SBS 축구예능 프로그램 <골때녀(골 때리는 그녀들)>의 ‘FC원더우먼’ 멤버인 김가영 기상캐스터·가수 홍자·가수 키썸·댄서 에이미·모델 김설희가 아주대 운동장을 찾았다. 이들은 FC원더우먼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 전 시축 행사도 나섰다. 또한 경기 중에는 아주대 학생들의 응원 구호에 맞춰 큰 목소리를 냈다.
축구계 레전드도 현장을 빛냈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김태영 전 천안시 축구단 감독·김도훈 전 울산 현대 감독이 아주대를 방문해 하석주 감독을 응원했다. 이들은 “(하)석주 형이 부르면 당연히 와야죠”라면서 “아주대의 U리그 홈경기는 매년 분위기가 좋다. 올 때마다 젊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기대했다.
아주대는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축구부 프런트가 있을 정도로 U리그에 진심이다.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홈구장 입구에서 시즌권과 유니폼·머플러·클래퍼를 판매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선착순 600명에게는 무료로 맥주와 간식을 제공했다.
U리그 일정을 모르던 학생들도 “아 오늘 축구 하는구나”라며 삼삼오오 관중석으로 향했다. 이날 1,500명이 넘는 관중이 객석을 빼곡하게 채웠다. 관중석에 빈자리가 없어 양쪽 골대 뒤편 시멘트 구조물에서 관전하는 사람도 많았다.
아주대는 대학축구 최초로 시즌권 제도를 도입한 팀이다. 시즌권 구매자는 친환경 패키지(에코백·친환경 보틀·반다나·클래퍼 교환권)를 선물로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티켓 번호로 경품 이벤트까지 진행했는데, 무려 아이패드(1명), 애플워치(1명), 신세계 상품권 5만원권(2명)을 경품으로 걸었다.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찐’ 학교 행사였다.
재미난 그림도 있었다. 이날 아주대 캠퍼스에는 이상하리만큼 교복을 입은 학생이 많았다. 인근 중·고등학교에서 단체 견학을 왔나 싶었다. 아주대 교직원에게 물어보니 “내일 토요일(4월 1일)이 만우절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오늘(3월 31일) 각자 교복을 입고 등교했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낭만적인 상황이 맞물렸다.
압도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아주대 축구부는 전반전에 선제 실점을 내줬으나, 전반 37분 수비수 유은상의 헤더골, 후반 34분 조상혁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주대는 최근 5년간 경희대와의 U리그 맞대결에서 무패 행진(6승 1무)을 이어갔다.
하석주 감독은 “많은 관중을 모아놓고 못 이기면 어쩌나 부담이 심했다. 선제골을 먹었을 때만 해도 걱정했다. 다행히 후반에 역전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보는 사람들은 재밌다고 하지만 감독인 저에게는 힘든 경기였다”면서 밝게 웃었다.
경기 종료 후 FC원더우먼 멤버들은 친필 사인볼을 관중들에게 차주었고, 김병지 대표와 김태영·김도훈 감독은 직접 경품을 추첨했다. 아주대 학생들이 몰려든 팬미팅 및 사인회도 짧게 열렸다.
경희대에서 온 원정 응원팬은 풀이 죽어서 돌아갔다. 경희대의 한 한생은 “아주대 홈경기 분위기가 좋다는 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오늘 직접 와서 느껴보니 솔직히 부러웠다. 다음엔 경희대 홈경기에서 복수해주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주대 응원하러 온 ‘원더우먼’ 멤버들· 김병지 김태영 감독· 아주대 홈개막전 관중석· 하석주 감독. 사진 = 김가영 캐스터·아주대 프런트·이현호 기자]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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