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천하의 오승환(삼성)과 임창용의 세이브 인생도 늘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KIA 역사를 쓴 클로저도 지금의 시련을 잘 극복해야 한다.
KIA 마무리 정해영은 올 시즌 20경기서 3승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3.44다. 이 수치만 보면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WHIP 1.58, 피안타율 0.297을 간과하긴 어렵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마무리로 자리잡기 시작한 2021년 이후 가장 안 좋은 수치다. 피OPS 0.785, 수비무관평균자책점 5.78 역시 2021년 이후 가장 안 좋다.
정해영은 2020년 데뷔할 때부터 구속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었다. 대신 수직무브먼트가 좋고, 공 회전수도 많은 타입이라 구위가 좋은 타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스피드 자체가 뚝 떨어지면서, 이 효과를 거의 못 보는 듯하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작년 144.6km서 올해 141.1km로 내려갔다.
운동능력이 저하되는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이 아니라면, 훈련을 통해 구속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게 일반론이다. 22세의 정해영도 우선 구속을 올릴 수 있으면 올리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구속을 올리기 위해선 훈련과 함께 투구 매커닉도 체크해봐야 한다. KIA 관계자도 정해영의 구속이 떨어진 것에 대한 고민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슬라이더, 스플리터가 정해영의 변화구 구종이다. 그런데 변화구들의 피안타율은 작년보다 오히려 낮다. 반면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작년 0.250서 올해 0.400으로 치솟았다. 결국 이 수치를 낮추는 게 관건이다. 단, 장기적으로 구종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마무리라고 해도 투심,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의 효율성을 높여서 나쁠 건 없다.
KIA가 정해영을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는 여름의 초입에 2군으로 내리는 건, 어떻게든 살리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봐야 한다. 전반기에 반등포인트를 마련해야 후반기에 정상적으로 승부를 걸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성적을 내야 하는 KIA로선 정해영의 반등이 필수요소다.
KBO리그 세이브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천하의 오승환과 임창용도 시련이 있었다. 둘 다 젊은 시절 수술도 받아봤고 공백기도 가져봤다. 그리고 부활했다. 황혼기에는 구위 저하를 받아들이고 변화를 받아들였다는 공통점도 있다.
정해영은 최근 2년 연속 30세이브 이상 달성하며 KIA 세이브 역사를 새롭게 쓴 클로저다. 구종이 다양하지 않고, 투구수 올리기의 어려움 등 시즌 중 선발투수 전환 등의 초강수를 두긴 힘들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KIA가 선발투수가 부족한 상황도 아니다. 최악의 경우 중간계투 전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현 시점 불펜 에이스 최지민이라는 괜찮은 마무리 대안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뚜껑을 열지 않은 시나리오다. 정해영이 이번 2군행 고비를 딛고 돌아와 예년의 위력적인 마무리로 부활하는 게 KIA 최상의 시나리오다.
[정해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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