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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슛돌이' 이강인(22)이 프랑스 리그1 명문클럽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성공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큰 무대에서 더 강한 스타일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유럽 빅클럽에서 뛰기엔 더 발전해야 한다는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냉정하게 볼 때, 현재 이강인의 능력은 PSG 슈퍼스타들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모자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수준급으로 인정받은 탈압박과 드리블 능력, 그리고 패스 능력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과 선수층이 매우 두꺼운 PSG 내부 경쟁을 쉽게 봐서는 곤란하다.
그래도 기대가 앞선다. 이강인이 갖춘 기본기와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 그리고 발렌시아와 20세 이하 월드컵을 거치면서 환호와 좌절을 경험하고 더 성장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 속에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골든볼까지 받았으나 소속팀 주전 싸움에서 밀리고 이적까지 당하는 설움을 겪었다. 그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다시 기회를 잡았으니 새로운 도전도 잘 헤쳐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20세 이하 골든볼을 받고서도 발렌시아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고 레알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 다소 고전했던 이강인은 지난 시즌 확 달라진 모습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체력과 스피드, 수비 가담 등의 약점을 확실히 지웠다. 부족한 부분을 끝없는 노력으로 극복하며 강점들을 잘 살려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어디서든 저절로 빛나게 마련인 법이다. 단, 재능만 믿는다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을 더하면 어디서든 좋은 활약을 펼치며 빛나는 게 인지상정이다. 최고의 기대주로 각광을 받은 이강인이 어둠의 터널을 노력으로 빠져 나와 더 큰 무대에 설 준비를 마쳤다.
결국 이번에도 성공의 열쇠는 '노력'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프랑스 리그1은 확실히 다른 무대다. 레알 마요르카와 PSG 역시 완전 다른 팀이다. 팀을 '하드캐리'하던 때와 달리 스타들의 개성이 넘치는 클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기회가 오면 바로 잡아야 하고, 부진하거나 경쟁에서 밀려도 훌훌 잘 털고 일어나야 한다. 이 모든 건 역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과 관련이 있다.
특유의 팬텀 드리블과 탈압박으로 상대 수비수를 뚫어내고, 이름만 들어도 흥분되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에게 도움을 건네고, 직접 멋진 프리킥으로 골도 만들고.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역에 '슛돌이'의 능력을 보여줄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물론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르다. 자신의 능력이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해내면 된다.
물론, 만 22살의 청년이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 멤버가 됐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슈퍼스타들과 비교해 아직 좀 모자라 보이는 건, 돌려서 생각하면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강인은 언제나 그렇듯 욕심이 넘친다. 더 큰 무대 더 큰 클럽에서 하나하나 배워 가면서 시나브로 성장할 슛돌이의 전진을 조용히 응원한다.
[이강인. 사진=PSG 제공]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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