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스마일가이 윤영철과 키움 포수 김동헌(이상 19). 충암고 영혼의 배터리가 KBO리그 1년차에 남다른 적응력을 보여준다. 괜히 충암고의 전국대회 호성적을 이끈 게 아니며, 그냥 청소년대표팀에 뽑혔던 게 아니다.
윤영철은 2023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IA에, 김동헌은 전체 12순위로 키움에 각각 뽑혔다. 사실 12순위 지명권은 KIA의 것이었다. 그런데 KIA가 2022년 4월에 박동원(LG) 트레이드를 하면서 이 지명권을 키움에 넘겼다.
알고 보면 두 영혼의 배터리가 프로에서도 한솥밥을 먹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만큼 두 사람의 활약은 대단했다. 특히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가 결정적이었다. 두 사람은 당시 두산 이승엽 감독이 이끌던 몬스터즈의 KBO리그 레전드, 왕년의 국가대표급 타자들을 한 번도, 두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완벽하게 요리해 화제를 모았다.
물론 몬스터즈 타자들의 기량이 전성기가 아니라고 해도, 국가대표급의 클래스라는 게 있다. 그러나 이들은 충암고로, 청소년대표팀 소속으로서 완벽한 호흡으로 눈길을 모았다. 윤영철의 날카로운 보더라인 피칭과 능숙한 타격 타이밍 뺏기, 김동헌의 듬직한 리드와 건실한 수비가 돋보였다.
그 재능과 잠재력을 1년차부터 보여준다. 윤영철은 17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13이다. 피안타율 0.261, WHIP 1.35. 고졸 신인이 첫 시즌부터 5선발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 자체를 높게 평가 받아야 한다. 심지어 투구 내용도 5선발치고 훌륭하다.
윤영철은 투구 폼과 구종 추가에 대해서도 심도 깊게 고민하고 연구하는 등 보통의 신인답지 않다. 커브를 실전서 거의 구사하지 않지만 부단히 연습하고 있다.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것도 긍정적이다. 그만큼 멘탈도 강하다.
김동헌도 윤영철만큼 돋보인다. 예상을 뒤엎고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뒤 개막엔트리에도 포함돼 지금까지 달려왔다. 전반기 막판 잠시 휴식기를 가졌으나 돌아온 뒤 베테랑 이지영을 충실히 보좌한다. 이지영이 81경기, 김동헌이 77경기에 나간 걸 감안하면, 김동헌이 마냥 백업포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김동헌은 77경기서 164타수 45안타 타율 0.274 1홈런 15타점 18득점 장타율 0.348 출루율 0.348 OPS 0.696 득점권타율 0.154. 심지어 지난주 6경기서 19타수 10안타 타율 0.526 2타점 OPS 1.129로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주 타율 리그 1위였다.
세부적 보완점은 있지만, 신인치고 투수리드, 수비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괜히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게 아니다. 함께 뽑힌 김형준(24, NC)이 작년 무릎 십자인대파열과 올해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1경기도 뛰지 못한 걸 감안하면, 김동헌이 아시안게임에서도 많이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동헌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면 키움은 트레이드 한 번으로 차세대 주전포수의 군 복무까지 해결할 수 있다.
두 사람은 올해 나란히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1군에서 투타 맞대결을 하는 소망을 얘기했다. 이미 실제로 이뤄졌다. 중간전적은 2타석 1타수 무안타 1사구. 무승부인 셈이다. 두 사람의 잠재력을 보면 이 데이터는 앞으로 누적될 것이다. 충암고 영혼의 배터리가 KIA와 키움의 핵심 유망주로서 꽃길을 걷는다. 올해 KBO리그의 수확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