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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일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모양새다. 일단 클린업 트리오가 확정됐고, 한국과 맞대결에 이어 결승전에 나설 투수들도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APBC 대표팀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훈련 및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뒤 14일 일본 도쿄로 출국해 16일부터 본격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대부분 만 24세 이하와 프로 입단 3년차 이내의 선수들로 엔트리가 구성된 APBC는 어린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 것이 주목적인 대회다. 지난 2017년 제1회 APBC에는 한국과 일본, 대만까지 3개국이 참가했고, 당시 2위로 대회를 마쳤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호주까지 합세해 4개국의 어린 유망주들이 서로의 실력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
물론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적을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제1회 대회에서 우승을 놓친 가운데 우승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 일본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의 경우 일본은 실업 야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APBC의 경우 모두가 프로에 몸담고 있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전력은 탄탄하다.
일단 일본은 '퍼펙트게임'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를 비롯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56홈런' 무라카미 무네타카, 토고 쇼세이, 타이세이, 타카하시 히로토, 미야기 히로야 등 '특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각 팀에서도 손에 꼽히는 유망주들이 엔트리에 대거 합류했다. 특히 타선에서는 센트럴리그 홈런 3위 마키 슈고는 특히 경계해야 할 선수다.
일본 대표팀이 어떻게 대회를 치러나갈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 '주니치 스포츠'와 '데일리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한국과 맞대결에는 스미다 치히로가 등판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현지 언론은 스미다를 거론할 때마다 "한국전 등판이 유력"하다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스미다의 등판은 유력하다.
스미다는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세이부 라이온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를 밟은 유망주. 스미다는 지난해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수확하는 기쁨을 맛봤지만, 이후 등판에서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올해 시즌해 16경기(14서발)에 등판해 1승 10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3.75로 매우 준수한 편이었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스미다는 22경기(2완투)에 등판해 9승 10패 평균자책점 3.44의 성적을 남기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 APBC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을 맛봤다. 최고 150km의 빠른 볼을 바탕으로 커브와 슬라이더, 커터, 스플리터, 체인지업, 투심까지 매우 다양한 공을 뿌리는 좌완 투수다.
스미다는 지난 8일 대표팀 타자 4명을 대상으로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는데, 당시 피안타 없이 2개의 삼진을 뽑아내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10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투구수 30구,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스미다는 0-1로 뒤진 4회 마운드에 올라 2루타를 맞고,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위력투를 뽐냈고, 5회에는 뜬공 3개로 요미우리 타자들을 묶어냈다.
APBC는 최대 4경기만 치르는 짧은 대회로 선발 투수가 두 차례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일본은 결승전에 나설 투수까지 미리 정해뒀다. 상대가 누가 될지, 일본이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결승전을 치른다면 지난 201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 이마이 타츠야가 출격한다. 올해로 1군에서 6시즌째 뛴 이마이는 통산 110경기에서 38승 32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 중인데, 올해는 19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0의 성적을 남겼다.
이마이의 경우 제구가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속구가 매우 위력적이다. 이마이는 최고 159km의 빠른 볼을 주무기로 삼고 있으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섞어 던진다. 1군 데뷔 3년차까지는 평균자책점이 4점대 이상이었으나, 2021시즌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하는 등 최근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번 일본 대표팀의 '에이스'라고 볼 수 있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클린업 트리오에 대한 구상도 마쳤다. '주니치 스포츠'에 따르면 WBC에 출전했던 마키가 대표팀의 4번을 맡을 예정이며, 마키의 앞뒤로는 '한신 타이거즈 듀오' 사토 테루아키와 모리시타 쇼타가 배치된다. 사령탑은 "한신에서 3번과 5번을 맡는 이미지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현재 한국시리즈(KS) 일정으로 인해 전력 구성에 차질이 생긴 '류중일호'도 14일 출국에 앞서 엔트리가 확실하게 정해질 전망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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