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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기억하는가.
유럽 축구 센터백 영입 전쟁이 펼쳐졌고, 많은 빅클럽들이 이 전쟁에 참전했으며, 그 주인공은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3년 만에 나폴리를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기적의 주인공이었고, 수비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최우수 수비상'을 수상했다.
시즌이 끝나자 김민재 영입 전쟁은 살벌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도 많이 뛰어들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현지 언론들은 계약 기간, 연봉, 백넘버까지 공개하며 맨유 이적설을 보도했다. 심지어 맨유가 김민재의 집까지 구해놨다고 강조했다.
맨유만이 아니었다. EPL 최강의 클럽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도 있었고, 리버풀과 아스널 역시 김민재를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토트넘도 있었다.
EPL을 대표하는 빅클럽들이 모두 김민재와 연결이 됐다. 현재 EPL 1위, 2위, 3위가 모두 김민재와 연결됐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민재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후 처음, 중반까지는 좋았다. 기존 간판 수비수 마타이스 데 리흐트를 벤치로 몰아내고 단번에 'NO.1' 센터백으로 올라섰다. 바이에른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이 김민재에게 너무 의존한 나머지, '혹사 논란'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 1월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이어는 오자마자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지금은 김민재를 밀어내고 'NO.1'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순위가 순식간에 바뀐 것이다.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라치오와 경기. 김민재는 벤치로 밀려 결장했다. 다이어와 데 리흐트가 선발로 나서 3-0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 0-1로 패배해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던 바이에른 뮌헨은 반전을 일궈냈다.
이어진 마인츠와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김민재는 또 벤치로 밀렸고, 바이에른 뮌헨은 8-1 대승을 거뒀다. 최근 흔들렸던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 영광에 김민재는 없었다. 다이어가 있었다. 김민재는 후반 30분 다이어의 체력 안배를 위해 교체 투입됐다.
놀라운 점은 다이어는 EPL이 버린 센터백이라는 것이다. 토트넘에서 전력 외 취급을 당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수비수였다. 김민재 이적설이 뜨거웠던 지난 여름, 다이어는 방출 대상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다이어는 잔류를 선택했다. 토트넘에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부상자, 경고 누적 등으로 기회가 있을 때 가끔 투입이 됐지만, 그때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토트넘 방출 1순위로 지목됐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방출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방출은 면했고 임대로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이랬던 선수가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최고의 선수로 찬사를 받고 있다. 독일 언론들은 하나같이 김민재를 깎아내리고 다이어를 찬양하고 있다. EPL에서 바닥을 찍던 이가, 독일에서는 최고 상한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타임즈의 헨리 윈터는 '스포르트'와 인터뷰에서 놀라움을 표현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의 운명을 바꿀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해리 케인과 마누엘 노이어 등 다른 선수들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는 분명히 바이에른 뮌헨을 발전시켰다. 또한 의문점이 있다. 토트넘에서 비난을 받았던 선수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가 미키 판 더 펜을 영입해 토트넘을 떠난 선수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은 이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우뚝 선 것에 대한 의아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다이어는 수많은 잉글랜드 클럽들이 그렇게 사고 싶어 했던 김민재에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의아함을 지울 수 없는 부분이다.
커리어 대역전을 이룬 다이어. 윈터는 다이어가 잉글랜드 대표팀에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이어는 팀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인츠과 경기에서 교체 할 때 다이어는 기립박수를 받았다. 유로 2024를 앞둔 상황에서 다이어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의 눈에 띄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대표팀 센터백은 4명으로 구성된다. 다이어의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케인과 이야기하고, 투헬과 이야기하고, 다이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보면, 다이어는 확실히 대표팀에 합류할만 하다"고 확신했다.
[김민재, 에릭 다이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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