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린이 제품서 기준치 56배 초과 발암물질 검출
납 반지·카트뮴 귀걸이도 인천본부 세관서 적발
[마이데일리 = 유현희 기자]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영향력만큼이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사용하기 어려운 낮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유해물질 범벅인 제품까지 버젓이 유통되는 상황이다.
9일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C커머스로 인한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C커머스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수십배 초과하기도 했다. 악세서리류에서는 발암물질인 납과 카드뮴이 검출돼 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알테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불만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집계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2년 93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65건으로 1년 새 500%나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 2월 기준 온라인 플랫폼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818만 명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2위 자리를 꿰찼다. 테무는 4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8일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악세서리에서 기준치를 최대 700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세관이 성분을 분석한 귀걸이, 반지 등 제품 404점 중 96점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초과하는 카드뮴과 납이 검출됐다. 10점 중 2~3점은 유해한 제품인 셈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생활밀접제품 31개에 대한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C커머스의 안전성 문제가 드러났다.
어린이용 튜브, 치발기 등 8개 어린이용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적발됐고 내구성 불량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제품도 다수였다. 특히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는 기준치보다 55.6배 높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기도 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국내 PVC바닥재에도 사용이 금지된 소재다.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도 C커머스로 인한 부작용이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에서는 알리에서 판매하는 크림에 피부가 괴사하는 피해가 발생해 일본 당국에서 ‘알리 직구 크림 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올해 1월 영국에서는 11세 소녀가 테무에서 구입한 제품에 동봉된 인조손톱 접착제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눈과 닿아 안전성이 중요한 속눈썹도 안전성이 의심되는 제품 중 하나다. 알리에서 판매하고 있는 속눈썹 브랜드 ‘딩센(DINGSEN)’은 ‘한국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지만 제조일자나 제조국가 등 정보가 누락돼 있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노글루 속눈썹 ‘올리오’도 C커머스의 저품질 유사상품으로 제품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다.
유통업계에서는 C커머스로 인한 부작용이 증가하는 이유로 KC인증을 받지 않고도 유통이 가능한 점을 꼽는다. 국내 제조 수입사들이 공산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KC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직접 사용할 목적으로 해외에서 구매하는 제품의 경우 KC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소비자의 경우 품질에 이상이 있어도 저가 제품이기 때문에 신고나 불만 후기를 올리지 않고 제품을 폐기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다”며 “C커머스 이용 시 제품 정보를 꼼꼼히 확인해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소비자원이나 서울시의 ‘소비자 피해 전담 신고센터’, 소비자단체 등에 적극적인 피해 사례를 알리는 것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의 유통을 막을 수 있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유현희 기자 yhh1209@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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