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지정 땐 정부가 외국기업 매각 '제동' 가능
MBK 해외 재매각 원천차단·기간산업 보호 명분 강화 등 포석
경영권 분쟁 판도 새 국면 맞을까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공방을 이어가는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신청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려아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사가 보유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냈다. 대상기술은 이차전지소재 전구체 관련 기술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이다.
정부는 그간 영풍·MBK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 시장 상황이라는 점에서 관망하는 태도를 보였다. 고려아연 측의 요청대로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 지정될 경우 향후 정부가 외국 기업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되면서 분쟁 구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핵심기술 판정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문위원회 개최를 비롯해 표준절차를 진행하는 등 내부검토를 완료한 뒤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보유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때 해외 투자자 자금이 포함된 사모펀드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인수에 곧바로 영향을 줄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MBK파트너스는 자사를 '한국 토종 사모펀드'로 규정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MBK 지분 일부를 '중국계 자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MBK가 고려아연 공개 매수에 활용되는 바이아웃6호 펀드는 중국계 자본 비중이 5% 안팎이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중국 매각 계획은 없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인 고려아연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국내 첨단 산업에 다양한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공급망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고려아연은 자사가 다양한 첨단 산업과 연관되는 비철금속 제련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전날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자 회사들이 돈만 놓고 보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 많을 것"이라며 "공정마다 수백개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른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약탈적 투기 자본과는 결코 함께 갈 수 없다"면서 "우리와 함께 고려아연을 지켜달라"고 국민과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